[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OCI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정 등 법률적 리스크가 남았지만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의 통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CI홀딩스는 이달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임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시장에선 임 사장의 OCI홀딩스 이사회 진입이 그룹 간 통합의 수순으로 보고 있다. 그룹간 통합이 완료될 경우 그가 OCI홀딩스의 개인 최대주주에 오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월12일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간 통합계약은 크게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및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744만674주 매도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2400억원 규모(643만4316주) 유상증자 참여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현물출자(677만6305주)에 따른 OCI홀딩스 유증(229만1532주) 참여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OCI홀딩스가 취득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7.03%다. 취득 금액은 총 7703억원으로 한미사이언스 유증 참여 2400억원, 한미사이어스 주식 현물출자에 따른 OCI홀딩스 신주 발행 2528억원, 송 회장 및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 보유 지분의 현금 인수 2775억원으로 구성된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 10.37%를 취득한다. 임 사장은 전체 OCI홀딩스 지분 중 8.62%(190만5515주)를 확보해 개인 최대주주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OCI홀딩스는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는다. 양 그룹별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등이 완결되면 실질적으로 두 그룹이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한다. 이어 후속 사업조정을 거쳐 '제약·바이오'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을 기반으로 공동경영한다. 

임 사장과 함께 이 회장도 사내이사에 재선임된다. 또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La Defense Partners)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새 멤버로 합류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라데팡스는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통합 딜을 총괄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부광약품도 변화의 바람을 맞는다. 새 대표이사에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때문이다. 온라인팜은 한미약품의 주요 의약품 유통을 맡고 있으며 한미사이언스의 비상장 계열사다. 우 대표는 한미약품 영업사원으로 시작해 의원 및 약국 영업, 마케팅 업무 등을 거쳐 약국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5년부터 온라임팜을 맡고 있다. 

일각에선 우 대표의 부광약품 대표 선임을 두고 그룹 통합 작업의 시초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를 통해 그간 우 대표가 한미약품에서 축적해 온 영업 및 마케팅 노하우를 부광약품에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재판에서 보조참가인 OCI홀딩스 법률대리를 맡은 김앤장 소속 한 변호사는 지난 6일 열린 2차 심문에서 두 그룹의 통합은 각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의 연구개발(R&D) 기조를 존중하고 책임경영을 지지할 계획"이라며 "시장이 환영하고 모든 주주들에게 긍정적이고 발전할 수 있는 새 기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