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지난해 실적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펀드 운용보수를 비롯한 영업수익이 10% 가까이 줄었지만 고유계정 투자로 입은 손실 감소 등이 반영된 덕분이다.

8일 키움투자자산운용 2023년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은 1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9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3년 영업수익은 813억원으로 전년 900억원보다 9.7% 줄었다. 

영업수익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수수료수익은 2022년 801억원에서 2023년 714억원으로 10.7% 감소했다. 자산관리 수수료수익은 136억원에서 158억원으로 16.2% 늘어난 반면 펀드 운용보수는 645억원에서 531억원으로 17.7% 줄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자산(AUM)은 2022년 8조3258억원에서 2023년 14조8845억원으로 6조5000억원 이상 늘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운용보수가 비교적 낮은 단기금융(4조5542억원→9조2328억원)과 채권형 펀드(1조1128억원→2조3825억원)의 증가폭이 컸다.

고유계정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을 나타내는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69억원으로 2022년 61억원보다 13.1% 증가했다. 반면 주식 투자에 따른 배당금이나 수익증권의 분배금 수익 등을 가리키는 기타의 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36억원에서 28억원으로 22.2% 줄었다. 

지난해 영업비용은 58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628억원에서 6.7% 감소했다. 고유계정 투자를 통해 입은 손실을 나타내는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2022년 94억원에서 지난해 19억원으로 79.8% 줄어든 영향이 컸다. 

2022년에는 국내 증시가 부진에 빠졌던 영향으로 키움자산운용의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도 급격하게 커졌다. 반면 지난해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주식과 펀드를 처분하는 과정에서 입은 손실 및 평가손실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인건비와 광고선전비, 감가상각비 등을 아우르는 판매비와 관리비는 490억원으로 집계돼 2022년 448억원보다 9.4% 증가했다. 광고선전비가 2022년 6억원에서 2023년 36억원으로 6배 이상 늘어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2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전년 272억원보다 16.5% 줄었다. 그러나 영업외수익이 2022년 2200만원대에서 2023년 16억원대로 늘어나면서 순이익 감소 규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이 영업외수익을 살펴보면 유형자산처분이익이 6억원, 관계회사투자지분 처분 이익이 10억원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사업에 힘을 주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현재 패시브 ETF 브랜드 'KOSEF'와 액티브 ETF 브랜드 '히어로즈'를 각각 운용하면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채권과 단기금융 분야에서 지닌 강점을 살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초단기채권에 투자하는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상장했다. 더불어 연초에는 미국 원유 및 가스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 ETF를 내놓는 등 상품 차별화에도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