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앱 시장을 둔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 간 갈등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애플과 에픽게임즈가 더욱 골이 깊어지고 있다

애플이 EU(유럽연합)의 빅테크 규제안 시행을 앞두고 에픽게임즈가 애플 생태계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개발자 계정을 삭제했다. 

7일(한국시간) 에픽게임즈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이 최근 스웨덴 개발자 계정을 폐쇄했다고 밝히며 자사 입장과 지금까지 애플과 협의 과정이 담긴 이메일 등을 공개했다.

에픽게임즈는 해당 공지문에서 "우리는 스웨덴 계정을 통해 디지털시장법안(DMA)을 통해 유럽에 있는 iOS 기기에 에픽게임즈스토어와 게임 '포트나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예상치 못하게 애플이 그 계정을 해지했고 이제 우리는 iOS용 에픽게임즈스토어를 개발할 수 없게 됐으며 이는 DMA의 심각한 위반이다. 애플이 iOS 기기에서 진정한 경쟁을 허용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애플이 이 같이 에픽게임즈의 계정을 차단한 것은 수년간 앱스토어 수수료와 운영 방식을 두고 에픽게임스와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스는 애플의 앱스토어 독점에 대해 문제를 앞장서 제기한 대표 기업이다. 애플은 자사 운영체제와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게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앱을 통해 나오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를 받아왔다.

이러한 독점적인 상황에 문제를 제기한 에픽게임스는 애플 앱스토어를 우회하는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애플은 에픽게임즈 대표 게임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이에 에픽게임스는 2020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지난 1월 양 사의 법정 공방은 미국 대법원에서 양 측 향고를 기각하며 마무리됐다. 미 법원에서는 독점 행위는 아니지만 앱 마켓 내에 외부 결제 시스템 탑재를 허용해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여기에 최근 팀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유럽에서 DMA 시행을 앞두고 X(구 트위터)를 통해 애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애플이 에픽게임스의 지금까지 행보에 앙심을 품고 iOS 생태계에 에픽게임즈가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에픽게임즈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DMA는 애플이 에픽게임즈스토어와 같은 제3자 앱 스토어를 허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애플이 부당한 관행에 비판적인 개발자들이 어떤 불이익을 당하는지 다른 개발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