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금융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KB금융지주_늘봄학교(1)
"감놔라 배놔라"…농협중앙회 간섭 가능한 이유는
이성희 기자
2024.03.18 09:16:12
농협금융 지분 100% 보유…금산분리 예외 적용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6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1년 '신경분리' 이후 농협중앙회에서 분리돼 독립적인 금융기관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어 독립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반쪽짜리 금융지주'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최근 NH투자증권 사장 인사에서 불거진 중앙회-금융지주 간 갈등 표출은 기형적인 지배구조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출범 후 지속 반복되는 인사 논란을 계기로 농협의 지배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본다.
제공=농협중앙회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최근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인선을 두고 빚어진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간 갈등이 금융감독원의 개입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금감원이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문제를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갈등을 해소하는데 상당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간 갈등이 빚어진 근본적 원인은 뭘까.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형적인 농협의 지배구조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타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금융 지분 100%를 농협중앙회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농협금융 인사권에 최대주주이자 단일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more
중앙회 의도? 농협금융 이사회 변화 의미는 '농협법' 앞세운 중앙회, 금융지주 경영·인사 개입 과도한 농지비·배당금…금융지주 자율성 '훼손' 우려 중앙회 근무 필수?…계열사 낙하산 인사 어디까지

강호동 vs 이석준, NH투자증권 대표 인사권 놓고 '충돌'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윤병운 NH투자증권 기업금융(IB) 사업부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의 대표이사 사장 후보 경쟁은 윤병운 부사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인 구도로 진행됐다. 주목할 부분은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유찬형 전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사장으로 밀었고, 농협금융이 이를 거부하면서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 충돌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7일 취임식 직후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을 만나 유 전 부회장을 사장 후보로 추천해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사장 후보 선정은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윤병운 부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간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계열사 인사권을 두고 벌어진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이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에 대해 수시검사에 돌입하면서 농협중앙회가 금융지주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농협 특유의 지배구조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게 됐다.


◆태생적 한계…농협금융, 금산분리 예외 적용


농협은 2012년 '신경분리' 이후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신경분리'란 농협의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했다는 말이다. 농협은 농민들의 협동조합이었지만 금융부문에 사업 역량이 집중되다 보니 농민들을 위한 경제사업 부문이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문제가 생겼다. 


이에 금융부문은 이익이 커지고 경제부문은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 심화함에 따라 정부가 농협개혁위원회를 설치, 농협중앙회를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체제로 개편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이후 2011년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상호금융을 제외한 금융부문이 금융지주로 모두 이관됐다.


출처=농협중앙회 홈페이지

신경분리로 두 지주는 각자의 영역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특히 금융지주의 경우 운용사와 벤처투자 자회사를 설립하고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비약적으로 몸집을 불려 나갔다. 경제지주 역시 제조와 유통, 식품 등 비금융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조합원을 위한 농협을 만들겠다는 목적에서 출발한 신경분리이지만, 실상은 여전히 두 지주사가 중앙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형국을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중앙회 입김이 작용한 인사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단적인 근거다. 


이번 NH투자증권 사장 인사를 두고 벌어진 중앙회장과 금융지주 회장의 갈등도 이러한 역학 관계에서 촉발됐다. 


중앙회가 금융지주 계열사 인사에 소위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는 것은 중앙회가 농협금융 지분 100%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농협금융을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시키는 금산분리 원칙에서 제외한 것이 이유다. 


타 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지주사 주식의 보유제한과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제한에 관한 조항이 적용되지만 농협금융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실상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나지만 농협 특수성을 고려해 정부가 이를 예외로 허용해서다.


이는 농협금융이 당초 농협법에 의해 설립된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이면서 동시에 금융지주사라 농협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을 동시에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중앙회가 금융지주 지분을 100% 보유했더라도 인사권 등을 포함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수 없다. 하지만 농협법상으로는 중앙회가 자회사인 농협금융을 감독할 권리를 갖고 있고 따라서 경영 간섭도 가능하다. 농협중앙회장이 금융지주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경인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일 주주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동시에 소유하는 것이 금융산업 투명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중앙회장과 농협금융 회장의 갈등이 벌어지면 농협금융 회장이 파워 게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과거 2012년 농협금융의 첫 회장이었던 신동규 전 회장은 당시 김병원 전 중앙회장과의 갈등설 끝에 임기 중 퇴임하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앙회가 농협금융 지분을 100% 들고 있다 보니 사실상 지주 인사에 중앙회 입김이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번 NH투자증권 사장 인사를 둔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D+ B2C 서비스 구독
Infographic News
유상증자 대표주관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