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헤리티지자산운용이 개발사업에 참여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소재 저온 물류센터가 공매로 넘어갔다. 준공 후에도 임차인을 찾지 못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탓이다. 저온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태로 낙찰자 찾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403번지 소재 저온 물류센터가 공매 물건으로 나온다. 공매는 한국자산신탁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공매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달 말 감정평가를 받은 상태로 감정평가법인이 책정한 물류센터의 감정평가액은 3102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야탑동 저온 물류센터는 연면적 6만8069㎡(2만591평) 규모로 지하 3층~지상 5층 1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4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준공을 완료했다.

해당 물류센터 개발에는 헤리티지자산운용이 참여했다. '헤리티지에스앤엘403' 펀드를 통해 19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총 PF 대출 규모가 22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헤리티지자산운용이  PF 대출 조달에 대부분을 관여한 셈이다.

해당 물류센터가 공매 물건으로 나오게 된 데에는 준공 후에도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헤리티지자산운용 관계자는 "성남 야탑동 물류센터 위치는 좋다는 평가가 있지만, 물류센터 공급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했다"며 "공사도 끝났는데 대출금 상환을 못하게 되니 대주단 측에서 공매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단 자금 회수를 위해 공매를 진행할 수밖에 없지만, 낙찰자 찾기는 난항이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가 과다 공급됐기 때문에 수도권 전반적으로 공실이 많은 상태"라며 "준공 후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물건에 대한 투자수요가 유입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낙찰된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가격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에서 수차례 유찰된다면 대주단 자금 회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초 PF 대출을 실시한 2021년 당시 해당 물류센터의 감정평가액은 3700억원이다. 현재 공매를 위해 진행한 감정평가액(3102억원)을 고려하면 3년 만에 600억원 가량 가치가 낮아진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당 물류센터 개발을 위한 대출을 진행한 대주단 입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은 공매밖에 없다"며 "유찰을 거듭할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공매 특성상 온전한 자금 회수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