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2차전지 믹싱 장비 전문기업 제일엠앤에스(옛 제일공작소)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뛰어난 기술 경쟁력과 고객기반을 강조하며 증시상장을 자신하고 있다. 한풀 꺾였던 2차전지 업종을 향한 투심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만족할만한 공모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일엠앤에스는 내달 5일부터 5영업일 동안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 수는 24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5000~1만8000원을 제시했다. 최대 목표 시가총액은 3711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이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 1981년 설립된 제일공작소의 후신이다. 주력 제품은 2차전지 전극 공정에서 사용하는 믹싱 장비다. 장비는 가루 형태 활물질을 바인더와 도전재, 용매 등과 섞어 슬러리(Slurry, 약액) 형태로 만드는 데 사용한다. 재료 혼합 비율과 점도 등에 따라 수율이 결정되는 만큼,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제일엠앤에스는 2006년 국내 최초로 1000리터(L) 이상급 믹싱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점도가 최대 1200만센티푸아즈(cPs)에 달하는 재료를 혼합·반죽할 수 있는 장비도 만들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앞세워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까지 국내외 주요 2차전지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덕분에 윤성에프앤씨, 티에스아이와 함께 국내 2차전지 믹싱장비 시장 상위 3개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제일엠앤에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4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4% 증가했다. 수주잔고도 3032억원으로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회사는 IPO를 계기로 2차전지 믹싱 장비 시장 내 경쟁우위를 점한다는 포부다.

시장에서는 제일엠앤에스가 기술력·사업성을 갖춘 데다 2차전지 관련 기업을 향한 투심도 살아나고 있어 공모 성사를 낙관하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에코프로머티 등 국내 주요 2차전지 종목을 추종하는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올해 1월 4198.73까지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5200 이상으로 오른 상태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올들어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기업 모두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 이상으로 결정했다. 최근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는 줄었으나 삼현과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등 기업이 공모가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시장 관심을 받았다.

IB업계 관계자는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기본적으로 높은 데다 올해 산업 위축 속에서도 메이저 사업자들이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도 제일엠앤에스에게는 긍정적"이라며 "공모주 투자 열풍이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투심은 여전히 우호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증시상장은 무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