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동국씨엠이 올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 대비 차입금 규모가 2배 이상 많은 터라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질지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동국씨엠은 올해 자본적투자(CAPEX) 규모를 455억원으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앞서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1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일단 회사 측은 소부장에 투자를 계획 중이긴 하나 아직은 검토 중인 상태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동국씨엠이 CAPEX를 컬라강판 소부장에 투자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 회사가 'DK 컬러비전 2030' 실행을 통해 2030년 글로벌 100만톤 판매 체제 달성을 발표한 바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동국씨엠이 자사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 'Luxteel', 'Appsteel'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소부장에 투자하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문제는 CAPEX 재원 마련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마이너스(-) 601억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했다. 영업을 했지만 회사로 현금이 유입되기는커녕 유출만 발생했던 것이다. 아울러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47억원에 불과한 반면, 단기차입금은 4531억원으로 2배가 넘는다. 즉 외부 조달 없이는 CAPEX 자금 마련이 쉽잖은 상황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동국씨엠이 계획대로 CAPEX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 외부에서 자금조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 회사의 재무지표가 나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동국씨엠의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은 각각 25.8, 77.9%로 준수한 상태다. 아울러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작년 말 532억원으로 기록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동국씨엠의 경우 주력이 냉연 사업인데, 지난해 해당 제품의 판매가격 하락으로 인해 실적이 다소 악화됐다"며 "현재 보유 현금성자산으로는 차입금 상환이나 CAPEX 투자가 쉽잖은 상황이지만, 재무지표가 우수한 만큼 외부에서 자금조달 등의 방법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차입금은 지주사인 동국홀딩스와 마찬가지로 만기연장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CAPEX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국씨엠은 박상훈 대표이사가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된 만큼 재원 마련에 관해 처음부터 다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부장부터 투자를 할 예정이지만 아직 검토가 끝나지 않아 어디에 투자할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차입금 상환과 투자확대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도 같은 경우도 하반기 금리 변동이나 시장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