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 C&C가 전 세계적인 디지털전환(DX) 추세에 발맞춰 기업용AI·디지털팩토리 국내외 사업에 힘을 싣는다. 수요가 국한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클라우드 엔드투엔드 서비스 등 주력사업 역량을 대거 결집할 계획이다.

SK C&C의 올해 사업 키워드는 'DX 글로벌화'다. 기업용 AI를 디지털팩토리 분야에 결합하고 원격관리·자동화 효율을 높여 생산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AI DX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외 CSP(클라우드서비스기업) 10곳과 협력해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부터 애플리케이션 구축·운영까지 '엔드 투 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력사업 시너지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SK C&C는 최근 기업용 AI 솔루션 '솔루어'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솔루어는 챗GPT 등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시장 파악·보고서 작성 등 다양한 기업 업무에 맞춰 구축·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AI 솔루션 역량을 디지털팩토리 부문과 적극 결합할 예정이다. SK C&C는 최근 국내외 사업 강화를 위해 '디지털 팩토리 사업단'과 '글로벌사업단' 등을 신설했다.

특히 고공성장을 이어가는 글로벌 시장 선점에 방점을 찍는다. 국내외 다수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글로벌 디지털전환 시장은 연평균 2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3년 1000조원이 넘는 초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한자릿수 성장에 그치며, 이마저도 지속 둔화할 것이란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주요 대기업들은 자체적인 DX 역량이 있어 (국내 SI 업계의) 내부거래가 높으며, 글로벌 빅테크의 진출도 위협 요인 중 하나"라며 "DX 수요 자체는 주기적으로 이어지겠지만, 수익 측면에선 지속 둔화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SK C&C로선 최근 가시화된 수출 성과를 한층 고도화 해야 하는 적기인 셈이다. 이 회사의 IT서비스 수출 비중은 지난 2022년 7%에서 지난해 20%대에 육박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SK C&C 관계자는 "기업형 AI는 금융권에서 먼저 적극적인 도입 움직임을 보인 이래 유통 등 광범위한 산업군으로 한층 확장될 여지가 큰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팩토리도 해외 현지에 하나 구축해 놓으면 현지 주변 기업들에게 뒤따라 움직이는 만큼, (초기 선점을 위한) 해외 레퍼런스 하나하나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외에도 탄소배출권과 연계되는 ESG 플랫폼 등 최근 기업운영 환경에 발맞춘 IT서비스를 통해 내수시장도 탄탄히 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SK C&C는 최근 IT서비스를 제공해온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가 이어짐에 따라, DX 신사업 집중도를 지속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412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같은 기간 49.2%나 감소했다. IT서비스 성장에도 반도체 경기 악화 등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비경상적 배당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