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아이에스동서가 부산 남구 용호동을 개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개발 부지의 확보를 위해서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연초 부산시가 용호부두 항만재개발사업의 청사진도 밝히며 아이에스동서의 개발 계획도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아이에스동서가 최근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환경사업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어 용호동의 개발사업 추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아이에스동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 세 차례에 걸쳐서 용호동의 부지를 매입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용호동의 개발사업을 위해 2022년 12월 이 지역에 부지를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엠엘씨라는 회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엠엘씨의 업종은 부동산임대업으로 명시돼 있지만 아이에스동서에 매각되기 전인 2022년 6월 이사회를 열어 기존 골프연습장 및 사우나 사업의 폐지를 결정했다.

용호동 개발을 위한 부지의 확보는 모두 엠엘씨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5월에 두 번, 9월에 한 번 총 3차례에 걸쳐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해 5월 용호동 973번지와 용호동 973-2번지를 각각 매입했다. 용호동 973번지의 면적은 3678㎡로 매입가는 117억8900만원에 달한다. 용호동 973-2번지는 2123㎡로 매입가는 75억11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어 엠엘씨는 같은 해 9월 용호동 973-4번지를 63억5110만원에 인수했다. 이 부지의 면적은 995㎡다.

지난해 매입한 부지의 총면적은 6796㎡다. 부지매입에 사용한 금액만 25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존에 엠엘씨가 보유했던 용호동 5-10번지 인근의 부지 1만6930㎡를 더하면 현재까지 확보한 부지 면적은 약 2만3726㎡규모다.

엠엘씨는 개발부지의 확보를 위해 지난해 꾸준히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유상증자에는 아이에스동서가 단독으로 참여해 자금을 수혈해줬다. 지난해 유상증자도 부지 매입 횟수와 같은 세 차례 실시했다.

지난해 4월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했으며, 8월 100억원, 10월 50억원으로 1년 간 550억원을 아이에스동서가 엠엘씨에 공급했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엠엘씨의 자산도 함께 증가했다. 지난해 연초 엠엘씨의 자산은 78억원 수준이었으나 연말에는 548억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올해 초 부산시와 용호동의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남구의 용호부두 항만재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 등 인근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부산시 남구에서 연구용역을 실시한 용호부두 항만재개발 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B/C) 분석이 1.13으로 나타나 개발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비용 대비 편익이 1이 넘으면 사업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여러 여건이 긍정적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아이에스동서 내부적으로는 환경사업에 힘을 쏟고 있어 자금의 분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는 아이에스동서가 자회사인 엠엘씨에 꾸준히 자금을 공급했지만 올해 연초엔 반대로 엠엘씨의 자산을 담보로 아이에스동서가 자금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자금차입을 위해 엠엘씨의 자산 200억원을 대주단에 담보로 제공했다.

최근 아이에스동서의 환경사업 계열인 아이에스티엠씨의 주식도 담보로 활용해 자금조달에 나선만큼 이러한 자금조달 행보는 모두 환경사업에 수혈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이에스동서의 용호동 개발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아이에스동서는 인근 용호동 954번지에서 주상복합 더블유(W)로 성공한 경험이 있어 초기에는 주거 개발의 가능성을 점쳤었다. 하지만 최근 부산시가 용호부두 재개발의 청신호를 알려 이와 연계한 관광시설 개발 가능성도 열려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부산 용호동 관련 사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