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윤홍근 제네시스 BBQ 회장은 야전침대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구설수가 불거진 뒤에는 여지없이 공신들이 퇴사하면서 조직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만 봐도 80명이 넘는 임직원이 BBQ를 떠난 것으로 드러나 윤 회장의 전근대적 경영과 군대식 조직문화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윤학종 대표가 지난달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혀 31일자로 퇴사처리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BQ는 앞으로 윤경주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기존에는 윤홍근 회장의 여동생인 윤경주 대표가 내부관리를 맡았고, 윤학종 대표는 가맹점 관리 및 영업 등 외부업무를 맡아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돼 왔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적인 일이라 자세히는 알지 못하지만 (윤학종 대표가) 혈압 등 건강상의 문제로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각의 관측과 같이 논란 등 경영 악재로 사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BQ의 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잇따른 경영 악재가 윤학종 대표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든 배경이 됐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2월 윤 대표 취임 후 크고 작은 구설수에 끊임없이 휘말렸기 때문이다. 굵직한 사건만 되짚어 봐도 지난 3월에는 인테리어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기는 ‘갑질’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또 지난달 주최했던 ‘슈퍼콘서트’에서는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의 출연이 무산됐음에도 해당 사실을 사전에 공지하지 않아 ‘거짓 홍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외에도 BHC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물론 윤홍근 회장이 회사자금으로 자녀들의 유학비용을 충당했다는 한 언론사의 보도를 놓고 송사를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치킨에 이어 한때 가족이었던 BHC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BBQ의 수직적 상명하복 조직문화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진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군대식 조직문화에 윤홍근 회장의 전근대적 경영 행태에 올해만 해도 BBQ를 떠난 임원이 윤학종 대표를 포함해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가격인상 논란 직후 취임한지 3주밖에 되지 않았던 이성락 전 대표가 사임한 바 있고, 지난달 불거진 엑소 거짓 홍보 논란 뒤에는 커뮤니케이션실 전무와 상무가 퇴사처리 됐다”며 “윤학종 대표가 실제로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했다손 쳐도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보고서를 보면 2014년 336명에 달하던 BBQ 임직원 수가 2016년 257명으로 79명이나 줄었다. 지난해와 올해 역시 다수의 임직원이 퇴사한 만큼 현재 근무 중인 인력은 많아야 230명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임직원의 급여와 퇴직급여가 2013년 172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132억원으로 4년새 23.3%나 감소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BBQ 관계자는 “임직원 상당수가 줄어든 것은 과거 글로벌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인력을 충원했는데 본인 스스로 업무에 적응하지 못해 사임한 사람도 있고, 회사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해 나가게 된 사람도 있어 그런 것”이라며 “수직적인 조직문화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BBQ는 지난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19일부터 ‘황금올리브’는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통다리바베큐’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서프라이드 치킨’은 기존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인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