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재매각
한투증권은 웃고 있다
1.6조 지원 인수 독려…석 달만에 매각 자문으로 '태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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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 초대형 IB(투자은행)' 한국투자증권이 웅진코웨이 재매각 덕분에 위용을 뽐냈다. 종잣돈이 1000억원 남짓에 불과한 웅진그룹에 1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웅진코웨이 인수를 독려하더니 승자의 저주로 공중분해 위기에 처한 지금은 해결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소요된 기간은 석 달. 웅진코웨이 인수합병(M&A)의 기승전결 모두가 한국투자증권에게 쏠쏠한 수익원이 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1조1000억원 규모의 웅진코웨이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웅진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이었다. 인수금융은 A트랜치(Tranche A) 8800억원, B트랜치(Tranche B) 2200억원으로 구성됐다. 만기는 A트랜치와 B트랜치 모두 5년이었다.

금리는 원리금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A트랜치가 4.6%로 설정됐다. 회수 순위가 이보다 낮은 B트랜치에는 3%가 적용됐다. 단, B트랜치는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조기상환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연 7.3%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특약 조항을 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 주체로 나설 웅진씽크빅에도 자금을 공급키로 했다. 웅진씽크빅이 전환사채(CB) 5000억원 어치를 발행하고, 이 CB를 한국투자증권이 전량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웅진씽크빅 CB는 발행 직후 1년간은 1%, 2년차부터는 2%의 이자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CB 역시 웅진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잡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투자확약서(LOC)를 웅진그룹에 제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의 LOC는 지속적으로 웅진그룹에 제기돼 온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을 한 방에 해소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LOC는 공짜가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출 및 CB 이자와 별개로 LOC를 제공한 대가로만 1%의 수수료도 챙겼다. 웅진코웨이 M&A가 성사되기만 하면 단번에 160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의미였다. 여기에 대주단 구성이 완료되기 전까지 연간 기준 520억원에 달하는 이자수익도 얻을 수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면적인 지원사격 덕분에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인수 작업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룹 지주사인 ㈜웅진의 부실 우려가 제기됐고,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이상 웅진코웨이를 품고 있다가는 웅진그룹 자체가 공중분해될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웅진그룹은 결국 웅진코웨이를 다시 토해내기로 결단했다. 대외적으로는 재매각 시나리오가 웅진그룹의 자체적 판단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한국투자증권과의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행동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매각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이 맡기로 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물론 웅진그룹이 머뭇거리는 사이 유동성 위기가 심각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면, 담보권을 가진 한국투자증권이 '총대'를 메고 선제적으로 매각을 실행할 수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 웅진코웨이 인수금융은 처음부터 리스크가 크지 않은 상품이었다. 현금창출력이 대단히 뛰어난 웅진코웨이라는 기업의 지분 1조7000억원어치를 담보로 잡고, 담보가치의 60% 남짓한 1조1000억원을 대출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유사시 웅진코웨이를 접수하면 그만이었다. 웅진씽크빅 CB 역시 마찬가지였다.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웅진씽크빅도 접수할 수 있었다.

웅진그룹은 연간 5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 빚을 석 달도 감당하지 못하고 웅진코웨이를 잃게 됐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복합 IB 솔루션'을 제공한 대가로 투자확약서 발급 수수료와 이자 수익을 벌어들였다. 여기에 매각자문 수수료까지 추가된다. 자문 수수료는 사례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조 단위 거래인 만큼 못해도 수십억원 많게는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IB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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