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1조' 마곡 마이스 단지 재감정한다
입찰자 없어 두차례 유찰...분양 비율 상승 여부 관건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사업성 부족으로 지난해 두 차례 유찰된 마곡지구 ‘마이스(MICE)’ 단지가 재감정을 실시한다. 마이스 단지는 마곡이라는 양호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높은 토지가격과 낮은 사업성 때문에 현재까지 응찰자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재감정평가가 공모 조건 완화로 이어져 사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일 서울도시주택공사(SH)에 따르면 마곡 특별계획구역 CP1·2·3블록에 대한 토지가치 재감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 재감정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마이스 구역은 전체 8만2724㎡ 부지에 컨벤션 센터와 호텔, 문화·집회시설 등 마이스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마이스(MICE)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ip) ▲컨벤션(Convention) ▲전시이벤트(Exhibition)이 가능한 복합문화업무단지를 일컫는 말이다. 


SH관계자는 “조성원가 수준에 공급하는 R&D 부지와는 달리 상업지구에 속하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값인 9900억원에 공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조건 완화와 일정의 세부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토지 재감정 후 가격은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지구 중심 역세권에 위치한 CP1·2·3 특별계획(마이스) 구역. 출처=SH공사.


SH공사는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마곡 특별계획구역 개발을 공모했지만 올해 2월까지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업은 유찰됐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유찰 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목한다. 지난 공모 당시 마이스 지구의 공급예정가격은 총 9905억원에 달했다. 


블록별로는 ▲CP1(31,827㎡) 3607억원 ▲CP2(20,812㎡) 2497억원 ▲CP3(30,085㎡) 3802억원이다. 단위면적(3.3㎡)당 가격은 ▲CP1(31,827㎡) 2억6700만원 ▲CP2(20,812㎡) 2억5256만원 ▲CP3(30,085㎡) 2억9000만원이다.


사업성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분양이 불가능한 필수도입시설의 면적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최소 기준 면적은 ▲컨벤션시설 전용면적 2만㎡ ▲문화 및 집회시설 연면적 1만5000㎡ ▲업무시설 가운데 ‘원스톱비즈니스센터’ 연면적 5000㎡다. 도합 4만㎡로 전체 면적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공공성에만 치중을 한 공모 방식 역시 흥행 참패 요인 중 하나였다. 공모에 응하는 사업자가 필수도입시설 비율은 높게, 분양사업성은 적게 계획할수록 사업자 선정에 유리한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지난 공모 당시 필수도입시설 면적계획 우수성 점수는 전체 개발계획 총점 250점 가운데 50점을 차지했다. 필수도입시설의 비중을 높일수록 투자금 회수에 필요한 분양 면적은 자연히 줄어든다. 


필수 도입시설(호텔, 컨벤션홀)이 최소 기준 면적을 초과할수록 가점을 주는 구조다. 초과 면적 5% 미만 2점을 시작으로 5% 구간 별로 2점을 가점한다. 20% 이상은 10점 만점이다.


업계에서는 마이스 단지의 재감정을 사업성 높이기 수순으로 바라보는 눈치다. 이전과 대동소이한 조건이라면 또 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땅을 파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높은 값에 받으려 할 것”이라면서도 “공공재 성격이 높은 마이스라도 일단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의 높은 땅값과 낮은 사업성을 고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이 상승하면서 재감정 후 매각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사업의 속개를 위해 ‘정무적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1조원은 부담되는 자금 규모이지만, 금융권에 유동성이 풍부해 자금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적정 공급가격은 7000억원대로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개발업계 관계자는 “사업 성패는 결국 사업성에 달렸다”며 “마이스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오피스텔 분양을 허가하거나, 땅값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땅값을 5~10% 수준으로 내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SH공사가 일정 부분 리스크를 분담하는 범위 내에서 민간 투자를 받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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