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세아베스틸이 주력사업인 자동차용 특수강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을 등에 업은 현대제철의 추격전이 본격화되면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전략적인 수출 확대와 제품 다각화로 위기를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51억원, 순이익 10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은 29.1%, 순이익은 10.5% 큰 폭 감소한 초라한 성적표다. 이러한 실적 악화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겠지만 주력사업인 자동차용 특수강 부진이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한때 전체 판매 구성에서 35% 수준을 웃돌았던 자동차용 특수강 비중은 올 상반기 22% 남짓에 그쳤다. 그 동안 주력사업이었던 만큼 매출과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세아베스틸은 자동차용 특수강에서 현대제철의 거친 추격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특수강사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제철은 당진 특수강공장 건설과 44개에 달하는 ISIR(자동차용 양산 전 초도품 승인보고서)인증 획득, 품질 불량 개선 등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실상 올해부터 안정적인 자동차용 특수강 생산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현대제철은 준비가 늦어진 만큼 올해 전체 특수강 판매 비중에서 자동차용을 6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공격적인 시장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이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시장 침투에 나서자 반대로 세아베스틸은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세아베스틸의 특수강부문 시장점유율을 보면 지난해 44.2%에서 올 상반기 39.6%로 5%포인트 가까이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이 국내 자동차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점을 감안할 때 세아베스틸이 세울 수 있는 내수 방어 전략에도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생산 위축은 ‘설상가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012년 456만대를 기록한 후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도 202만대 남짓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자동차 생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전략적인 수출 확대와 품목 다각화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수출비중은 2017년 16.7%에서 지난해 22.1%, 올 상반기 23.5%까지 확대됐다. 불과 2년 만에 7%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세아베스틸은 향후 태국 등 새로운 거점을 기반으로 동남아, 중국 등의 신흥국 수출 확대와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을 고급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영업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건설기계, 베어링강 등 자동차용 이외의 특수강 품목 판매 비중을 높여 부담을 상쇄해나간다는 복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용 특수강의 경우 내수시장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밖에 없다. 세아베스틸이 매출과 수익성을 회복하려면 글로벌 자동차 부품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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