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vs. 조선 하반기 후판價 협상 ‘난항’
철광석價 급락 및 후판 수입 확대…철강업계 협상 ‘악재’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이 지연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조선업계는 인상 여력이 없다고 맞서면서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철광석 가격 급락과 조선사들의 중국산 후판 수입 확대 추진 등은 철강업계의 협상 부담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어 최종 타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국내 후판 3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와 조선사들의 하반기 조선향 후판 가격협상은 여전히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협상 진전이 더딘 상황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나 본격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후판 생산업체들은 올 하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연초부터 원료 매입가격이 급등하면서 높아진 원가부담 해소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 상반기 가격협상이 동결로 끝나면서 원가인상분을 고스란히 철강업체들이 떠 안았다며 하반기 가격 인상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철강사 관계자는 “그 동안 후판업계는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큰 손실을 감수해왔다. 최근 조선 수주 개선과 함께 후판 생산원가도 크게 올라 하반기 가격 인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아직은 가격 인상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신규 수주가 늘고 있으나 기존에 계약한 건조 물량 대부분이 저가 수주 물량들이기 때문에 최소한 올 하반기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분위기다.


실제 올 2분기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실적을 보면 한국조선해양만 영업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5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7분기 연속 적자를 봤고, 대우조선해양도 전년동기대비 영업이익이 15%나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선박 종류에 따라 후판 구매비용은 건조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며 “아직까지 대부분 조선사 사정이 어렵다 보니 소재가격에 대한 인상여력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다”고 말했다.


특히 철강업체들은 하반기 가격 인상 최대 명분이었던 철광석 가격이 지난 7월 말부터 폭락세를 보이며 가격협상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S&P 글로벌 플랫츠(Platts) 자료에 따르면 후판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연초 톤당 72달러(CFR North china fines 62% Fe 기준)에서 7월 124달러까지 우상향 흐름을 보이다 이를 정점으로 8월 말 83달러대까지 조정 받고 있다. 


이는 철강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구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철광석 가격 폭락은 철강가격이 부담스러운 조선사들에게 가격 인상을 저지하는 빌미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국산대비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후판 매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현지 후판 생산업체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이 국산과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후판 물량에 대해 중국산 매입을 타진 중이다. 중국 생산업체들도 수출 확대가 절실한 입장이어서 당분간 한국시장에 중국산 후판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1~7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중후판은 총 112만4000톤으로 전년동기대비 40만톤 대폭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은 55만7000톤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년 같은 기간 29만5000톤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수입 대체 움직임은 결국 국산 후판 공급 축소로 귀결될 수 있다.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에서 철강업계의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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