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자동차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전기차 기술이 내연기관차보다 모든 측면에서 우월하냐, 그렇지는 않다. 완성차 업계와 배터리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17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컨퍼런스'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종현 본부장은 "배터리 산업에 몸담고 있는 여러분들이 풀어야 할 과제는 ▲성능 개선 ▲공급사슬(서플라이 체인) 재정립 ▲친환경 생산 시스템 확립 등"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 내용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평균적으로 10~15분 내의 빠른 충전으로 300km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 제품을 원하고 있다. 독일 완성차 업체의 경우, 급속 충전으로 700km까지 주행 가능한 제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본부장은 "완성차 회사가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더 빠른 충전으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라며 "LG화학 역시 전지 연구개발 초점을 여기에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력 확립 역시 배터리 업계가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김 본부장은 "판매 가격을 고객사(완성차 회사)가 원하는 수준으로 낮추려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부터 바꿔야 한다"며 "지금까지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전지 제조 분야에만 초점을 맞춰왔는데, 이제는 관심을 소재 분야로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 쓴 자동차 배터리를 재활용 하는 방안을 하루 빨리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본부장은 "우리는 다 쓴 자동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활용 하는 등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10년 사용한 배터리를 회수해 잘 활용한다면 환경 보호는 물론, 전기차 비용 자체를 낮추는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최근 개최된 모터쇼의 주인공은 '전기차'였다"며 "폭스바겐은 전시 차종 100%를 전기차로 채웠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2024년 전체 자동차 판매 수 중에서 전기차가 1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00년대 초 십여년에 걸쳐 운송수단 패러다임이 마차에서 내연기관차로 넘어갔다"며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속도는 이보다 더 빠르다. 배터리 플레이어들도 바삐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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