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파트너스, 형사처벌 임원 감싸기 논란
형사재판 피고인 등기임원으로 발탁해 은행권일자리펀드 GP 선정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10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와이어드파트너스가 소속 임원의 범죄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은행권일자리펀드 운용사에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임원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항소에 나섰으나 기각된 상황이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해당 임원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서도 펀드 조성과 투자처 발굴, 사후 관리 업무를 맡겼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와이어드파트너스에 재직 중인 조 모 씨는 지난해 6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조 씨에게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으며, 2년간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조 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명령도 내렸다.



조 씨는 1심 판결이 내려진 직후 항소에 나섰다.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조 씨의 항소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며 형을 확정했다.


1981년생인 조 씨는 2010년 와이어드파트너스 전신에 해당하는 칸서스자산운용에 합류하면서 사모투자 업계에 몸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칸서스그룹에서 경영자 지분인수(MBO) 인수 방식으로 와이어드파트너스가 독립하는 과정에 관여하기도 했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칸서스그룹 내 PEF 운용을 전담한 칸서스파트너스가 사명을 바꾼 회사다.


조 씨는 MBO 절차가 마무리된 지난해 3월 말 와이어드파트너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1심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기다. 이를 통해 조 씨는 주주이자 이사회 구성원 자격으로 와이어드파트너스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조 씨가 몸담고 있는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지난 2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한국성장금융)의 은행권일자리펀드에 제안서를 냈다. 당시 조 씨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이 확정돼 있는 상황이었지만, 와이어드파트너스 측은 해당 사실을 한국성장금융에 통보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한국성장금융과 같은 공공 성격을 띠는 출자기관들은 법인과 임원들의 범죄 사실이나 민·형사 피소 사실을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반드시 밝히도록 하고 있다.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소속 임원의 피소 사실을 밝히지 않은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서류와 구술 등의 전형을 거쳐 은행권일자리펀드 운용사로 선정됐다. 한국성장금융이 선정 결과를 발표한 4월은 조 씨가 한창 2심 재판을 준비 중인 시기였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은행권일자리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이후에도 조 씨의 범죄 사실을 한국성장금융에 알리지 않았다.


와이어드파트너스는 조 씨가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에도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은행권일자리펀드 출자자(LP) 모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앵커 LP(가장 큰 금액을 출자하는 출자자)인 한국성장금융은 2심 판결이 나온 최근에서야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와이어드파트너스가 접촉 중이거나 접촉한 출자 기관들은 여전히 관련 정보를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공공 출자기관들 대다수는 위탁운용사 선정시 법인과 소속 임원, 핵심 운용인력들의 범죄 사실을 사전에 밝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사정기관 등을 통한 신원조회 권한은 없는 까닭에 와이어드파트너스처럼 의도적으로 범죄 사실을 은폐하는 경우를 가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와이어드파트너스 관계자는 "은행권일자리펀드 RFP(제안 요청서)를 제출할 당시에는 확정 판결이 내려지지 않아 지원 자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일단 운용사 선정 심사 기간에는 조 씨를 (대표펀드매니저와 핵심운용인력 명단에서) 제외시키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 씨가 와이어드파트너스의 주요 구성원들과 10년이 넘게 일하고 있다 보니 이번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인간적 연민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가급적 펀드 결성과 운용에 문제가 없는 쪽으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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