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저비용항공(LCC)업계 1위 제주항공도 3분기 성수기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오히려 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기조를 유지하는데 집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연결기준 3688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각각 마이너스(-) 174억원, 301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전환됐다. 이는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앞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의 3분기 실적예상치를 매출 372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분기(영업적자 약 270억원)에 이어 성수기인 3분기에도 손실을 기록하며 연간 흑자달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누적영업이익은 122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약 958억원) 대비 87.4% 가량 밑돌고 있다.
제주항공은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10대 많은 46대의 항공기를 가동해 운항편수를 2만1818편으로 19% 늘렸다. 이에 따라 공급석도 411만1000석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유효좌석킬로미터(ASK)는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다. ASK는 판매가능 좌석수에 이동거리를 곱한 것으로 항공여객 공급지표로 쓰인다. 하지만 탑승률은 86.2%로 전년 동기 대비 3.4%p 감소했다. 항공기 운영 확대를 통한 공급확대전략을 펼쳤지만 여객수요가 따라주지 못한 가운데 경쟁심화 속 운임도 하락하면서 전반적으로 내실이 부진해졌다.
제주항공의 3분기 국내선 탑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6%p 하락했고, 국제선 탑승률은 4.5%p 감소했다. 원화기준 단위당 운임(Yield)은 국내선의 경우 6.2%, 국제선은 17.2% 감소했다. 한일노선을 중심으로 한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단가를 적극적으로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 여객매출에서 동남아시아노선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일본노선의 부진도 크게 작용했다. 일본노선의 매출은 5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771억원) 대비 24.2% 감소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3분기부터 일본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고, 전년 대비 악화된 환율 등 부정적 외부요인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원·달러환율 상승(원화 약세)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항공사들은 외화결제비중이 높아 환율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다. 실제로 3분기 원·달러환율은 1193.9원으로 전년 동기 1121.2원 대비 6.5% 증가했다.
비용증가에 대한 부담도 계속됐다. 제주항공의 판관비는 지난해 3분기 3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439억원으로 18.03% 늘었고, 매출원가도 2742억원에서 3413억원으로 24.47% 증가했다. 이밖에 외환차손실 17억원, 외화환산손실 194억원 등이 발생했다.
한편 전체 매출의 90%에 달하는 여객부문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부가매출비중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속적인 부가매출의 성장과 새로운 상품의 도입을 시도하면서 3분기 약 338억원의 부가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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