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제주용암수'를 신사업으로 낙점한 오리온이 제품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체험팩 프로모션을 펼친다. 대신에 제품 출시 초반 TV광고 및 오프라인 행사 등 적극적 인지도 확장에 나서지 않을 계획이다. 품질에 대한 자신이 있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물 맛'을 우선적으로 보여주겠단 전략이다. 

다만 맛과 품질로 승부하겠단 오리온의 계획에 대해 무모한 도전이란 반응이 일각서 나오고 있다. 경쟁사 대비 가격도 높지만 물 맛의 차이가 미세해 일반 소비자들이 이를 구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오리온은 내달 1일 제주용암수 정식 출시를 맞아 대규모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다음달 한 달동안 제주용암수 가정배송 어플리케이션이나 홈페이지에서 정기배송을 신청하는 소비자들에게 60병(530mL)을 체험팩으로 증정한다. 이와 함께 친구 3명에게 가정배송 앱을 추천하고 정기배송 주문 시 4회차마다 무료 증정 혜택도 제공한다. 

오리온은 이 같은 프로모션을 한달간 진행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대형마트 및 오프라인 채널 공급에 나선다. TV나 유튜브 채널 등을 이용한 광고는 내년께 시작할 방침이다. 

신덕균 오리온 음료마케팅팀 부장은 "국내 빅4 생수 브랜드(삼다수, 백산수, 아이시스, 강원평창수)의 연간 광고비가 TV에 1000억원 넘게 지출되고 있다"며 "마케팅에 소모적 비용을 지출하기보단 소비자들이 제주용암수를 보다 많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이 같은 프로모션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리온이 제품 출시에 맞춰 TV광고 등에 나서지 않고 체험 프로모션을 마련하게 된 이유는 제주용암수의 맛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제주용암수는 40만년동안 제주도 현무암에서 자연 여과돼 셀레늄, 바나듐, 게르마늄 등 희귀 미네랄이 풍부한 고급 물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에게 물 맛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케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에 오리온이 일반적 마케팅 대신에 체험형 프로모션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리온의 이러한 전략이 초기 시장 진입에는 분명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일각서 나오고 있다. '물'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맛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가 프로모션이 끝난 뒤에도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굳이 제주용암수를 구매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편의점 기준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가격은 병당 1000원(530mL)으로 책정됐다. 이는 기존 먹는 샘물 중 가격이 가장 높은 삼다수(병 당 950원, 500mL)보다도 비싸다.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먹는 물에 대한 심리적 가격 저항선이 낮은 국민정서 탓에 기존 업체들이 1000원 아래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미네랄 워터를 사먹는 소비자들은 브랜드 신뢰도, 성분, 프리미엄 가치 등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한다"며 "제주용암수가 출시 초반 기존 미네랄 워터보다 나은 점을 소비자에게 인지시키지 못할 경우 신세계와 아워홈 같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제주용암수와 같은 수원지에서 취수돼 판매되고 있는 제이크리에이션의 '제주용암수'도 오리온의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에 부담이 될 예정이다. 2013년부터 국내 최초로 제주용암해수를 사업화해 오고 있는 제이크리에이션은 최근 미네랄 경도 500에 달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300인 오리온 제품보다도 월등한 수치다. 

신덕균 부장은 이와 관련해 "같은 원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타사의 제품은 용암 해수 원수에서 염분 등 불필요한 성분만 제거하는 방식이라 오리온의 가공 기술력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