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재산분할
지배구조 리스크 재점화
①노소영, ㈜SK 지분 7.7% 요구…승계·주총서 영향 발휘 가능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이혼 반대 입장을 고수하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SK그룹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재산분할로 노소영 관장이 ㈜SK 지분 7.8%를 확보하면 SK그룹 전반에 대한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주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노 관장이 향후 자식들의 승계를 고려해 이 같은 재산분할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년 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혼조정 신청을 제기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재계는 노 관장이 특정 계열사 중 한 곳을 분리해 자신의 몫을 챙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산분할 대상으로는 SK텔레콤, 워커힐호텔 등이 거론됐다. 


최근 노 관장이 제기한 이혼소송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노 관장은 지난 4일 최 회장이 낸 이혼소송에 반소를 제기하며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의 ㈜SK 주식 42%인 548만8625주(총 발행주식 대비 7.7%)의 재산분할을 요구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SK 주식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최 회장은 ㈜SK 지분 18.44%(지분가치 약 4조원)를 이용해 재계 순위 3위인 SK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최 회장이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SK디스커버리(0.11%), SK텔레콤(100주)이 전부다. 이는 SK그룹이 지주사가 자회사를, 그 자회사가 또 손자회사를 소유하는 '지주사 체제'를 택하고 있어서 가능한 이야기다.  최 회장이 이끌고 있는 SK그룹의 주요 사업은 반도체, 통신, 정유 등이다. SK그룹 계열사 전체가 지난해 창출한 당기순이익 총합만 22조6111억원에 달한다. 


노 관장이 '그룹 지배 핵심키'인 ㈜SK 지분을 요구하면서 그 동안 특정 계열사에 국한됐던 지배구조 리스크가 그룹 전반으로 퍼졌다. 노 관장에 유리하게 판결이 난다면 최 회장의 개별 지분율은 18.44%에서 10.64%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9.6%에서 21.8%로 감소한다. 반면 노 관장의 지분율은 0.01%에서 7.81%로 높아진다. 지난 3분기 기준 5% 이상 지분 보유주주는 최 회장과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85%), 국민연금공단(8.28%)이 전부다.


노 관장이 7.8%의 지분을 보유하더라도 최 회장의 지배력을 송두리째 흔들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겉으로만 보면 노 관장이 우호세력을 확보해 최 회장 경영권을 위협하기 쉬워 보이지만 ㈜SK의 자기주식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시나리오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SK는 발행주식의 20%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를 우호 세력에 매각해 최 회장 쪽 지분을 40%까지 끌어올린다면 경영권을 어렵지 않게 방어할 수 있다.


다만 7.8%가 현 경영진 견제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주장에 이견은 없다. 노 관장이 재산분할 받은 후 국민연금과 손을 잡기라도 한다면 단숨에 15%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이사 선임 등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노 관장이 자식들의 승계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재산분할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 관장과 최 회장 사이에 둔 3남매에게 이번 재산분할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노 관장 사이에 낳은 3남매 외에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이에 낳은 혼외자가 한 명 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 주식을 단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노 관장과 딸, 아들은 최 회장 사촌·형제나 김희영 이사장 쪽 지분이 높아지기 전에 어머니의 재산분할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며 "노 관장 역시 승계 구도의 경쟁 관계를 감안해 이번 이혼소송을 제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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