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재산분할
최태원의 재산, 핵심은 상속분
⑥ 1400억 규모 물려받아…분식회계사태 등 영향 상당 부분 희석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0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맞소송 절차가 진행되면서 최 회장 보유 자산 축소는 불가피하게 됐다. 관건은 최 회장이 SK㈜ 지분을 얼마나 떼어 주게 되는가이다. 


통상 부부가 이혼할 때는 함께 일군 재산만 분할 대상으로 구분 짓는다. 상속이나 증여받은 재산은 형성과정에 기여한 점이 없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혼인유지 기간이 20년 이상으로 넘어갈 경우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상속재산이라고 하더라도 기간에 따른 재산 희석, 유지 관리에 대한 기여도 등이 반영되면서 분할 대상으로 분류될 공산도 있다. 


◆ 보유 상장사 지분가치 3조4000억


그렇다면 최 회장의 보유자산은 어느 정도이고, 이중 상속재산은 어느 정도일까.


최 회장의 핵심 자산은 회사 주식이다. 노 관장이 SK㈜ 주식 분할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보유 주식가치만 해도 약 3조4000억원(상장기업 기준) 수준이다. 


대부분이 지주사인 SK㈜(18.44%)에 쏠려 있다. 지주사의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110여개의 계열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SK㈜ 외 최 회장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SK케미칼(3.11%, 우선주), SK디스커버리(보통주 0.11%, 우선주 3.11%), SK텔레콤(100주) 등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SK㈜ 지분가치는 약 3조3866억원, SK케미칼은 13억원, SK디스커버리 12억4000만원(우선주 포함), SK텔레콤 240만원 등 약 3조3892억원이다. 


추가적으로 살펴봐야 할 부분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작년 11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등 친인척에 증여한 9000억원 규모의 SK㈜ 지분 4.68%도 재산분할 대상이 될 가능성도 보고 있다. 또 같은해 10월엔 최종현학술원에도 SK㈜ 주식 0.28%를 증여했다. 그전까지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23.40%였다. 


이혼전문 변호사 A씨는 "이혼조정 신청 이후엔 재산 처분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재산분할 대상을 산정하는 시점을 보통 혼인 파탄 시점, 재판에서는 이를 소가 시작된 때를 기점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정리한 재산이더라도 재판부가 해당 재산을 혼인 중 형성될 재산으로 판단할 경우 이혼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만약 이러한 청산 재산에 대한 공동소유권이 인정될 경우, 노 관장에게 돌아갈 분할재산 산정의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혼인기간 따라 상속재산도 '공동재산' 해석 여지"


여론에서 주목하는 최 회장과 노 관장간 이혼소송의 최대 쟁점은 재산분할이다. 최 회장은 현재 보유자산이 선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토대로, 개인의 노력만으로 일군 영역이라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노 관장 측은 친정과 자신의 기여가 합쳐져 형성된 재산이라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실 최 회장이 상속받은 재산 내역을 전체를 확인하긴 어렵다. 다만 1988년 故최종현 선대회장 사망 당시 사촌들간 가족회의를 통해 선대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모든 계열사 지분을 최 회장에게 상속키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계열사 주식과 워커힐 미술관의 미술품, 경기도 이천농장 등 부동산도 포함돼 있다. 상속재산은 약 1400억원 규모로, 최 회장은 상속세로만 730억원을 납부했다.


당시 최 회장이 주식을 상속받은 계열사는 SK㈜, SK상사(현 SK네트웍스), SKC, SK증권,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 등 상장사 5곳과 비상장사 6곳(SK건설, SK해운, 워커힐, SK유통, SK제약, SK임업)이었다. 


지분으로 따지면 SKC 24.81%, SK증권 3.69%, SK㈜ 0.06%, SK네트웍스 2.86%(우선주 0.35% 별도) 순이다. 선경인더스트리는 2017년 이전 자료는 미공개 상태다. 최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당시엔 SK상사를 정점으로 SK㈜, SK텔레콤 등의 회사가 포진돼 있는 형태였다. 최 회장(0.01%)이 故최종현 선대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최대주주에 올랐고, 자연스레 그룹 경영권도 쥐게 됐다. 


일반적으로 지배주주 일가가 상속받는 기업의 주식은 그룹 소유구조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지배주주식은 상속받은 주식들을 계속 보유하면서 지분을 확대시켜 나간다. 하지만 최 회장의 경우 분식회계 및 회사기회 유용 등 잇단 잡음으로 인해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 지분의 상당 부분이 손실됐다.


2000년대 초반 SK증권 및 SK네트웍스 분식회계 사태에 대한 책임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 일부를 해당 기업들에 증여, 손실보전에 사용했다. 또 SK네트웍스 주식은 당시 사태로 인해 전량 무상 감자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최 회장이 기업 지배력을 높이는 데엔 1991년 설립된 SK C&C와 SK㈜간 합병이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SK C&C는 SK㈜와 최 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기업 SK건설이 지분 100%를 나눠 갖고 설립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지원성 거래 및 주식 저가인수 논란이 불거지면서 SK C&C 주식 일부를 SK텔레콤, SK증권 등에 증여해야 했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 회장의 상속 재산은 재차 희석된 상태다. 


결과적으로 상당 부분 희석된 상속지분과 이를 바탕으로 키워온 그룹 외형, 그리고 이 과정에 기여한 배우자의 노력을 재판부에서 어느 정도 인정할지가 핵심이다. 


이와 관련 B 변호사는 "가정주부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하면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6대4로 나눈다"며 "노 관장의 경우 약 43%를 주장했는데, 단순 전업주부로 보기 어려운 만큼 재산분할 비율이 40%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혼인 중 형성된 공동재산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상속을 받은지 오래됐고, 또 혼인기간도 오래됐다면 유지·관리 등에 대한 기여도가 반영될 수 있다"고 첨언했다. 


A 변호사 역시 "원칙적으로는 상속재산이 재산분할 범위에서 빠지지만 혼인기간 등 다양한 상황적 요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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