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재산분할
최태원 1조원대 친족 증여 '재해석'
④ 노소영 관장 소송제기에 재조명… 회사 측 "지나친 확대해석" 경계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결초보은(結草報恩)인가 거안사위(居安思危)인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부인 노소영씨의 재산분할 소송이 시작되면서 과거 최 회장이 친족들에게 대규모 지분을 증여했던 사실이 재조명받고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지분 분배 과정에서 부인 노소영씨와 자녀 3명에게는 단 한 주도 증여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노소영씨와 재산분할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취임 20주년을 맞아 보유하던 지주사 SK㈜ 주식 1627만주 가운데 329만주를 총 23명의 친족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그룹 경영권 승계를 양보한 사촌형 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에게는 약 49만주를 주었고, 사촌형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가족에게는 83만주를 증여했다. 특히 친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 가장 많은 주식인 166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시가 기준 9228억4500만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SK그룹 측은 최 회장의 친족 주식 증여에 대해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가졌던 고마움을 보상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지난 20년 동안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결 같이 성원하고 지지해준 친족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지분 증여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SK그룹은 두 번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다른 재벌가(家)들과 달리 단 한번의 잡음도 없이 끈끈한 '사촌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앞서 故 최종건 창업회장의 별세 이후 경영권은 동생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넘어갔다. 이후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의 타계 당시에는 장자인 故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을 비롯한 최씨가(家) 5형제의 만장일치로 최태원 회장이 그룹 대표직을 맡았다. 


대규모 주식 증여 이후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율은 22.93%에서 18.29%까지 떨어졌다. 다만 주식을 받은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한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9.62%를 유지할 수 있어 부담이 크지 않았다. 경영권 방어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과감한 주식 증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부인 노소영씨의 재산분할 신청과 맞물려 당시 친족 주식 증여에 또 따른 배경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재해석의 여지가 생겼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최 회장이 무려 23명의 친족들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부인 노소영씨와 자녀 3명은 철저히 배제했다는 것이다. 


최근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현재 노소영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최 회장과의 이혼과 함께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노소영씨는 재산분할에서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운데 42.29%(548만7327주, 시가 1조4102억원)를 요구하고 나섰다.


부인 노소영씨 입장에서는 자신과 자녀를 배제한 최 회장의 친족 지분 증여가 재산분할 소송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최 회장의 친족 지분 증여로 故 최종건 선대회장의 자녀와 손주들은 적은 양이지만 SK㈜ 지분을 골고루 보유하고 있는 반면 정작 최 회장의 자녀들은 SK㈜ 지분이 전무한 상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20년전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친족 등에 마음의 빚이 있었던 것을 조금이라도 풀기위해 주식 증여에 나선 것"이라며 "그룹 성장에 기여한 부분을 감안했기에 노소영 관장과 자식들은 해당되지 않았다"꼬 설명했다. 이어 "1년전에 있었던 친족 주식배분 때문에 노소영 관장이 재산분할 소송에 나섰다는 얘기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덧붙였다.  


노소영씨가 요구한 지분 청구가 법원에서 100% 받아들여진다면 노소영씨는 SK㈜ 지분 7.74%를 확보하며 최 회장에 이어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노소영씨의 SK㈜ 지분은 0.01%에 불과하다.


반면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0.7%까지 떨어지게 된다. 친인척들의 우호지분을 합치더라도 최 회장의 그룹내 영향력과 경영권 방어력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최 회장과 부인 노소영씨의 재산분할 소송 결과에 따라 SK그룹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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