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홈쇼핑 업계가 스타트업을 통해 젊은 옷을 갈아입고 있다. TV 플랫폼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줄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커머스나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투자해 현 세대에 맞는 최신 유통 트렌드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은 내년부터 서울산업진흥원과 혁신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공모전을 개최한다. 밀레니얼 고객 타깃의 리빙·디지털 상품 제조 및 IOT·AI 기반의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디어의 실질적 상품화를 위해 해당 인력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최종 상품이 나온 이후엔 CJ오쇼핑에서 판매를 도맡아 진행한다.

CJ오쇼핑이 이처럼 스타트업 성장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스타트업 투자로 시너지를 내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GS홈쇼핑은 2011년부터 업계 최초로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했다. 그동안 간접 투자한 스타트업 갯수만 해도 500개에 이르며 국내 업체는 물론 북미,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 등 국가도 가리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총 투자금액은 3000억원에 달하며  AI, 빅데이터, 콘텐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홈쇼핑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해 왔다.

눈에 띄는 점은 미디어 커머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다. GS홈쇼핑은 지난 6월 미디어 커머스 전문 기업 ‘쿠캣’에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쿠캣은 소위 먹방으로 불리는 음식 콘텐츠를 활용해 고객에게 상품을 소개하는 마케팅 방식으로 29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GS홈쇼핑은 현재 ‘쿠캣마켓’에서 콘텐츠를 시청한 후 유입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거나, 쿠캣에서 제작한 동영상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롯데홈쇼핑 또한 미디어 커머스에 대한 관심으로 관련 스타트업인 ‘어댑트’에 4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어뎁트의 2대 주주가 되어 제품 기획과 홍보에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홈쇼핑이 이처럼 스타트업 지원 사업이나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엔 TV보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과 직면한 업계의 고충이 담겨있다. 모바일 중심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쇼핑 생태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의 선점과 시대의 맞춘 MD구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까닭이다. 아울러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주요 연령대가 40~50대로 노령화되고 있어 밀레니엄 세대 중심의 젊은 층 확보를 위해 그들이 익숙한 방식의 플랫폼을 강화하려는 이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엄 세대와 소통하려면 무엇보다 그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미디어 커머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미디어 커머스에 강한 스타트업에 투자해 제품 판매나 플랫폼 구성 면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될성부른 떡잎을 미리 골라내는 작업”이라며 “IOT나 AI 기반의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개발하는 데 지원하고 투자해 미리 그 분야를 선점하는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홈쇼핑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처음부터 스타트업을 인수해 새로운 사업 분야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GS홈쇼핑의 ‘텐바이텐’과 CJ오쇼핑의 ‘펀샵’이 대표적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013년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의 지분 79.99%를 16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 3년간 적자를 반복했던 텐바이텐은 올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 GS홈쇼핑과의 본격적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CJ오쇼핑 역시 2017년 트렌드 쇼핑몰 ‘펀샵’을 인수해 키덜트 취향을 겨냥한 상품을 단독 구성해 젊은 층의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