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갈등 박스터, 인상률 산정근거 놓고 ‘설전’
사측 "가격조정 영향, 실적 부풀어" VS 노조 "공시자료로 얘기하자"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4일 10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남두현 기자] 임금협상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박스터코리아가 이달 초 쟁의에 돌입하는 등 노사갈등이 깊어질 모양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말 쟁의에 앞서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결렬됐다. 당시 중노위는 새로운 임금인상률(평균), 타결금과 함께 노조 측이 요구한 최저임금인상률(직원별)을 조정안으로 제시, 노조는 받아들였지만 사측이 거부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직원 대상 투표를 실시해 쟁의권을 획득, 재차 실시할 협상과 더불어 쟁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임상률은 최근 평균 인상률 보다 1%p 이상 감소한 3.7%다. 2015년 노조설립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다.


박스터의 이번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성과를 평가해 협상한다. 사측은 지난해 기준, 성장률이 전년대비 1%, 비용은 3% 증가했다는 점 등을 노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로 전달했다.


논란의 쟁점은 사측이 제시한 이같은 수치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회계자료와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박스터 매출액은 2234억원(2017년 2233억원), 영업이익은 171억원(2017년 84억원)이다. 감사보고서상 매출액은 미미한 증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 증가는 뚜렷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영업이익도 뚜렷한 증가를 보이지 못했다고 사측은 밝히고 있다. 사측이 주장하는 실제 실적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이전가격(transfer price, 이하 TP) 적용 전 실적이다.


TP는 다국적기업이 모회사와 해외 자회사간 거래에 적용하는 가격이다. TP 조정에 따라 각국에서 세금납부액이 달라진다. 본사로부터 수입하는 의약품이나 의료기기 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을 경우, 세금납부액을 고려해 가격을 조정하는 식이다.


일부에선 다국적 기업들이 각 국가 법인세율·관세·환율 등에 따라 조세회피 수법으로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스터는 국세청과 협의를 통해 이번 세무상 조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조정을 통해 금감원 공시도 실제보다 높은 실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박스터 관계자는 "TP 조정을 하는 외국계 기업들의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은 (금감원에) 제출하는 보고서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면서 "실제 실적은 내부에서 정한 매출·영업이익·성장률 목표에 많이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같은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사측이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공시자료로는 목표치에 근접했음에도 박스터는 비공개 자료를 근거로 목표에 상당히 못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금감원 공시자료를 전혀 믿을 수 없고 참고할 수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임금협상에 관한 잣대도 회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단 이야기다"고 꼬집었다.


이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이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도 회사(윗선)에서 정하는 일"이라면서 "지난해 실적을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인상률은 낮추려고 하면서 자신이 데려온 임원은 올해 실적을 근거로 진급시키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노조 관계자도 "반대로 영업을 잘 했을 경우에도 TP 조정으로 이익이 더 적게 나온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면서 "객관적 근거로 협상을 하기 위해선 공시한 자료를 근거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장률 둔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모두 직원들의 책임으로 전가해선 안 된다고 이 관계자는 재차 강조했다.


그는 "회사는 명확한 근거 없이 성장률 1%, 비용증가 3%를 주장하며 직원들을 프리라이더(무임승차)-로우 퍼포먼스(낮은 성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분사·합병 등 윗선(본사)에서 결정한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은 직원들이 지게 해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박스터는 지난 2015년 혈우병제제 사업부인 '박스앨타(Baxalta)'를 분사했다. 박스앨타는 이듬해 샤이어가 인수, 현재는 샤이어를 인수한 다케다제약 사업부가 됐다. 박스앨타의 분사 당시 글로벌 매출규모는 60억달러다.


앞선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에서 실시한) 수익률 좋은 사업부의 매각이나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겜브로 인수합병(2012년)으로 인한 영향을 감수한 것은 직원들"이라면서 "직원들의 성과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박스터는 공시 회계자료와 실제 실적과의 차이, 목표치나 미달률에 대해 모두 "규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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