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준법감시위, 낙하산 인사 막을까
비상설 조직 → 사장 직속 상설 조직으로...채용비리 다룰 듯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0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KT 조직개편에서 단연 주목받는 조직은 상설화된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위)다. 정통 ‘KT맨’을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힌데 이어 기업 윤리성 확보에 공을 들이면서 고질적인 문제인 정부의 낙하산 인사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T는 준법경영을 포함해 정도경영을 기업 핵심가치 중 하나로 꼽았다. 준법위를 구현모 내정자의 직속 기관으로 둔 것도 내·외부에서 신뢰를 회복하려는 공감대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구 내정자는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윤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준법감시를 중시했다는 전언이다.


위원회를 이끌 최고준법감시책임자(CCO, Chief Compliance Officer)도 선임할 예정이다. 선출시 반드시 이사회 동의를 받도록 만들어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토록 했다. CCO는 경영 전반과 사업 추진에서 적법성과 규정준수를 선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KT는 이번 사장 인사로 일단 ‘최고경영자 자리가 정권의 전리품’이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구현모 내정자가 최고경영자로 낙점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구 내정자는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해 KT에서만 33년간 일했다. 내부 출신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것은 남중수 전 KT 사장 이후 12년 만이다. 정치권의 압력 없이 선임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KT는 회장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거론됐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석채 전 회장이, 2014년에는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황창규 회장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이 전 회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채용비리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불명예 퇴진했다. 황 회장은 정치자금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KT는 재계 12위의 공룡 기업이다. 그룹 계열사 43곳, 직원수만 6만2000명에 이른다. KT 회장은 웬만한 대기업 오너 못지 않은 대우를 받는다. 반면 민영화 이후 주인없는 기업이 되면서 이곳 저곳에서 주인 행세를 했다. 게다가 KT는 기간통신사업자로 공공재인 주파수를 다루기 때문에 여전히 공기업이라는 인식이 강해 끊임없이 외풍에 시달렸다.  


구현모 내정자 선임과 준법위 출범으로 KT가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갖추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준법위는 향후 KT 채용비리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결심 공판 때에도 준법감시를 강화하라는 법원의 우회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특히 유력 인사 자녀 특혜 채용으로 이슈가 많았던 KT의 경우 상시기구를 개설해 정권 압력을 사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만 준법위 활동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정부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견제 권한이 없는 이상 채용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의 입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며 “KT가 민영화됐어도 여전히 공기업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기 때문에 신설된 준법위가 인사권을 견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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