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이틀간 구글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에서 ‘리니지2M’을 비롯한 상위권 게임들이 사라졌다. 이에 3순위인 ‘라이즈오브킹덤즈(Lilith Games)’부터 그 이하 순위에 있는 'V4(넥슨)', ‘기적의검(4399 KOREA)’, ‘블레이드&소울레볼루션(넷마블)’ 등이 시간대나 기기별로 각각 1순위에 노출됐다. '리니지2M'과 'V4' 등 일부 게임을 제외하고 상위권 게임이 사라지는 또다른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플레이스토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게 이번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3월 첫째주 주말에도 이틀간 상위권 게임들이 사라지고 웹보드게임들 순위가 상위권에 올랐던 적이 있다. 당시 매출 순위 최상단에 자리한 ‘리니지2 레볼루션’. ‘파이널블레이드’, ‘포켓몬고’ 등이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구글플레이의 오류로 게임업계는 적잖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플레이스토어 매출 상위권 게임들은 유저층이 두터운 장르이자 게임사만의 전략이 집중된 결과물이기도하다. 이번처럼 매출 순위 상단에서 게임이 사라진 경우 다운로드 횟수가 줄어 유저 확보에 치명적이다.

플레이스토어 게임 순위는 가장 많은 비중의 유저들이 게임에 접촉하는 통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 정보 접촉 경로는 '구글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의 게임 순위를 보고 다운로드한 경우'가 조사대상자 중 가장 많은 비중(40%)을 차지했다. 특히 플레이스토어는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비중이 75.6%로 플랫폼 중 가장 높다. 2순위(카카오톡 22.7%) 및 3순위(앱스토어 21.7%)와의 격차도 크다.

오류는 주말에 발생해서 더 문제다. 지난해 모바일 게임의 평균 이용시간을 살펴보면 평일보다 주말(118분)이 20분가량 더 길었다. 상위권 게임인 롤플레잉 주요 이용 연령층은 20대부터 40대, 퍼즐은 50대 이상이라는 점으로 미뤄볼 때 출근 시간을 피한 주말에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현저히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또한 20위권에서 30위권 밖에 머물러 있던 게임들이 많게는 5단계씩 오르면서 순위권 안으로 진입해 일부 게임사는 사태 파악에 앞서 마케팅 예산을 집행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때문에 마케팅 예산이 자동 투입된 것이다. 일정 순위권에 진입하면 더 많은 마케팅 예산을 쓰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플레이스토어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추천목록에 포함되기 위해 구글플레이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추천 리스트에 포함되면 노출이 많아져 게임 다운로드가 증가하고 유저가 늘면 게임사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와 관련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추천 순위를 매기고 있다는 구글플레이 입장은 알고 있으나 추천 순위에 포함되는 방법을 알 수 없어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기 어려운 입장이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시스템 오류가 아닐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과거 구글이 정책을 변경하면서 상위권 게임을 잠깐 내렸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사례 아니냐는 것이다. 원인을 파악 중이라던 구글플레이 측은 매출 순위가 정상된 후 뒤늦게 “버그를 발견해 수정했다”라는 짧은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