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현 기자] 한국화이자제약이 생산라인 이슈로 성장호르몬 지노트로핀(성분명 소마트로핀) 공급을 수개월째 중단함에 따라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지노트로핀은 한국머크 '싸이젠',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투', LG화학 '유트로핀'과 함께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 성장호르몬 매출은 ▲유트로핀 321억7000만원 ▲싸이젠 255억9000만원 ▲지노트로핀 233억3000만원 ▲동아에스티 210억5000만원 순이다.
이들 제품은 수년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전년대비 유트로핀 39%, 그로트로핀투 33.8%, 지노트로핀 11.8%, 싸이젠 4.3%가 오르는 등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노트로핀이 성장호르몬제 시장에서 주요 약물이었던 만큼 지노트로핀을 처방하던 일선 병원에선 대체 약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최근 성장호르몬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면서 "지노트로핀이 3개월째 공급되지 않고 있어 스위칭할 약물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제약사는 지노트로핀을 대체하기 위해 제품영업에 고삐를 쥐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지노트로핀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회사 제품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성장호르몬의 매출 증가는 호르몬 분비장애 등 환자 증가보단 신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분비장애나 터저증후군, 만성신부전 등으로 성장부전이 있는 경우 처방한다. 보험은 연령대 대비 일정 비율 이내로 작은 신장인 경우 두 가지 이상 호르몬 검사를 거쳐 결과에 따라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급여 처방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부모들이 자녀의 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비급여로 성장호르몬을 처방받는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인기 병원은 수개월 대기 후에야 진료를 받아야 할 만큼 성장호르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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