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그잭스는 지난해 2월 발행된 19회차 CB 200억원어치 중 145억원어치를 지난달 28일 조기상환했다. 

이그잭스는 채권자에 상환금을 지급하고 취득한 CB에 대한 처리 여부는 향후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CB를 당장 소각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그잭스 관계자는 "19회차 CB를 소각하지 않고 재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영진이 판단해 재매각 대상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일부 조기상환된 CB는 지난해 2월말 발행된 CB다. 해당 CB는 3년 만기로 쿠폰금리 0%, 만기이자 1%로 설정됐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주당 1365원이었다. CB를 최초 인수한 곳은 '니케이1호조합'이었다.

다만 CB를 인수한 니케이1호조합의 조합원 중 트랜드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월 조합을 탈퇴했다. 이후 트랜드인베스트먼트는 조합에 출자한 만큼의 CB 66억9000만원어치를 받아갔고 이중 50억원어치를 제3자 투자자에게 매각했다.

발행된 CB에는 이그잭스가 행사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콜옵션, Call Option)은 없었다. 반면 채권자가 행사할 수 있는 조기상환청구(풋옵션, Put Option)은 존재했다.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난달 1월말부터였다. 시기가 도래하자 곧바로 풋옵션을 행사한 셈이다. 

'투자' 관점에서 이상한 부분은 여기서부터다. 이그잭스의 주가가 CB의 전환가액보다 높은 데 채권자가 조기상환을 청구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CB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높으면 채권자들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을 택한다. 이그잭스 CB 채권자는 일반적이지 않았던 셈이다.

니케이1호조합과 트랜드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월말 이그잭스에 CB 풋옵션을 행사했다. 당시 이그잭스의 주가는 장중 주당 13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결국 1385원으로 마무리했다. 

만약 니케이1호조합과 트랜드인베스트먼트가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최근까지 기다렸다면 쏠쏠한 주식평가 차익을 맛볼 수 있었다. 이그잭스 주가가 1840원(3일 종가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주당 475원의 전환 차익이 발생한다. 145억원어치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50억원정도의 차익을 낼 수 있다고 계산된다. 이그잭스의 주가가 현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해당 CB를 이그잭스로부터 사들이는 투자자로서는 '불로소득'을 맛볼 수도 있는 셈이다.

니케이1호조합의 조합원으로는 코스닥 상장사 행남사(옛 스튜디오썸머, 행남자기), 마이크로텍을 비롯해 트랜드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이후 일부 조합원은 조합을 탈퇴했고 지난달 10일 기준 대표조합원은 성효중 씨, 최다출자자는 박 모 씨로 등록돼 있다.

이그잭스 관계자는 "채권자들이 왜 조기상환을 청구했는지 사정을 알지 못한다"면서 "풋옵션을 행사한 부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