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의 연내 착공을 목표로 관할 지자체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은 송도역세권 도시개발구역 A1, A2, A3블록에 최고 40층, 총 2527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2008년 인천시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 개발계획을 수립한지 12년 만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인천 연수구 옥련동 104번지 연면적 29만3353㎡ 규모의 환지방식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인구 계획은 7299인이며 주거시설은 2862가구(공동 2848가구, 단독 14가구)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전체 사업부지 중 60%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에 소극적인 삼성물산이 부지를 직접 보유해 시공까지 책임지는 자체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사연이 있다.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주체는 시행사인 메타티엔씨다. 지난 2010년 2월 금융권으로부터 4500억원 한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대출을 받았다. 은행 대출 3500억원과 자산유동화사채(ABS) 1000억을 연 7%대의 금리로 조달했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토지매입과 사업 인허가 절차가 지연됐고 메타티엔씨는 자금난에 빠지면서 사업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결국 여신거래 약정을 위반해 해당 PF 채무를 불이행하게 됐다.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은 2012년 메타티앤씨의 4080억원 규모 채무를 떠안고 의도지 않게 사업을 떠안았다. 

삼성물산이 메타티엔씨의 신용을 보강하기 위해 부채 원금에 조건부로 채무를 인수하겠다는 약정을 체결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계약 당시 시행사가 기한 이익을 상실할 경우 관리형토지신탁 우선수익권을 취득한 뒤 채무를 인수하는 구조였다. 

사업 재개 여부도 불투명했던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실시계획인가, 2017년 12월 환지계획인가, 2018년 6월 개발계획 수립과 실시계획 변경 인가 등을 받았다. 현재 기반시설 착공 및 주택사업 준비 단계에 들어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착공하기 위해서는 연수구청과 인천시청의 주택사업승인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현재 연수구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시행사의 PF 채무를 자기 자금으로 인수해 이자비용 지출을 없앤 뒤 주택경기가 살아난 시점에 아파트를 분양해 수익을 거두려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 부실로 인한 채무를 대손충당금을 통해 갚은 뒤 토지 가격이 오르고 주택경기가 활기를 찾은 시점에 분양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최근 인천 송도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올해 착공과 분양사업을 추진하기 적합한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송도신도시의 경우 아파트 분양가격이 3.3㎡당 2100~2200만원 선으로 10년 전 1000만원선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올랐다”며 “송도역세권에도 이같은 분양가로 아파트를 공급하게 되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미분양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