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브이티지엠피가 교환사채(EB)를 발행해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엔터) 인수자금을 마련한다. EB의 기초자산은 브이티지엠피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이다.

브이티지엠피는 오는 9일자로 140억원 어치의 EB를 발행한다. 이 EB는 IBK캐피탈(30억원)과 한화투자증권(20억원), 신한금융투자(20억원), BNK투자증권(20억원) 등 총 9개 기관이 나눠 매입한다. EB의 표면이자율은 0%이며, 만기인 2022년 3월 9일까지 보유했을 때에는 원금에 연 2%의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원리금 대신 브이티지엠피 주식으로 교환권을 청구할 수도 있다. 교환 대상 주식은 브이티지엠피가 보유한 자기주식 127만2725주다. 교환가액은 1만1000원이다. 예컨대 11억원 어치의 EB를 보유한 투자자는 10만주의 브이티지엠피 주식을 받을 수 있다. 교환권 행사는 발행 6개월 뒤인 오는 9월 9일부터 2022년 3월 4일 사이에 가능하다.

브이티지엠피 EB는 큐브엔터 인수 대금을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됐다. 브이티지엠피는 지난달 21일 큐브엔터 지분 30.6%를 291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39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브이티지엠피는 이들 현금을 모두 큐브엔터 인수·합병(M&A)에 투입하는 것 보다는 유휴 자산을 매각해 일부를 충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이티지엠피가 자기주식을 블록딜(시간외 대량 매매)과 같은 방식으로 매각하지 않고 EB발행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것든 추후 자사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교환가액을 시가보다 10% 이상 높은 수준으로 설정했지만, 자사가 영위하는 화장품 사업과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결합할 경우 이를 능가하는 수준의 주가 상승 폭을 나타낼 것이라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