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하이트진로가 '테라(Terra)'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유일하게 판매량 신장을 일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 소매시장 판매량은 전년 대비 5.7%가 하락한 8억5746만리터를 기록했다. 이는 오비맥주 '카스'와 롯데주류 '클라우드' 등 주요 제품들의 판매 부진이 주 요인이다. 

실제 업계 1위 오비맥주의 판매량은 4억1925만리터로 같은 기간 6.9%가 줄었고, 롯데주류는 일본불매운동 영향으로 3681만리터 판매하는데 그쳐 33.9%나 급감했다. 이로 인해 오비맥주의 점유율을 48.9%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했고, 롯데주류는 4.3%로 1.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하이트진로는 작년 3월 출시한 신제품 테라가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전년 대비 8% 증가한 2억6412만리터를 기록, 국내 맥주 중 유일하게 판매량을 늘렸다. 이에 따른 시장점유율도 테라 출시 전인 작년 1분기에는 27.2%에 그쳤으나 작년 말 30.9%로 9개월 간 3.7%포인트 상승했다.

흥미로운 점은 오비맥주가 지난해 자사 인기 맥주인 '카스'의 가격조정을 통해 하이트진로 테라 견제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단 점이다. 

오비맥주는 작년 4월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카스 출고가를 종전보다 평균 5.3% 인상했다. 하지만 테라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자 7월 패키지별로 카스 출고가를 4~16% 인하한데 이어 10월 추가 할인에 나섰다. 그럼에도 오비맥주의 카스 판매량은 3억832만리터로 전년 대비 11.3% 감소했고, 이 제품의 시장점유율도 36%로 같은 기간 2.2%포인트 하락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 같은 양상이 올 들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단 점이다.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을 보면 하이트진로는 34%로 전년 동월 대비 6.8%포인트 상승한 반면 오비맥주는 50.2%로 같은 기간 1.2%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아울러 롯데주류는 3%로 2.7%포인트나 낮아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세 맥주'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맥주시장 소비행태 조사(전국 만 20~59세 남녀 1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맥주 브랜드 중 가장 떠오르는 브랜드로 응답자의 47%가 카스를 선택해 테라·하이트(각 15%)와 오비맥주(6%)를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만 최근 1개월 내 어떤 맥주를 가장 자주 구매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29%가 테라라고 대답해 카스(28%)의 응답률을 뛰어넘었다. 아울러 향후 구매의향이 있는 맥주 브랜드에 대한 질문에서도 테라가 21%로 응답자 중 가장 많았고 카스는 14%에 그쳤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판매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0.6%포인트 감소했다손 쳐도 전체 수치를 놓고 보면 미미한 수준"이라며 "하이트진로의 경우 필라이트의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판매량을 기준으로 삼는 것 역시 정확한 데이터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업계 1위인 카스 판매에 집중할 방침이며, 저변확대에 주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