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후 기자] SK건설이 최근 만기가 다가온 사모채를 새로운 사모채로 차환했다.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을 통해 이자 부담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하반기 상환해야 할 2200억원 역시 같은 형태로 차환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이 보유한 사모채 중 가장 먼저 만기가 돌아오는 것은 제155호 사채로 총 500억원 규모다. 지난 2017년 9월 조달한 물량으로 오는 27일 만기다. 표면이율은 연 4.3%로 고정이다.
오는 4월엔 2017년 4월 조달한 제151-2회 사채 56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해당 사채의 금리는 5.41%에 이른다. 3월과 4월 상환해야 하는 사채 규모는 총 1060억원이다.
이에 따라 SK건설은 지난 2월 1000억원 규모의 1년6개월물 사모채를 발행했다. 발행 당시 SK건설의 내재등급을 고려한 금리 수준은 2.7%였다.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
SK건설 관계자는 “발행 당시보다 현재 금리 등 조달 환경이 나아졌다”며 “60억원을 상환하고 나머지 1000억원을 새로 조달했다”고 말했다.
사모채 신규 발행에 따라 이자비용은 현재의 51억원에서 27억원 수준으로 낮춰진다. 현재의 이자비용을 절반 정도 절감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과 7월 조달한 제158회 사채와 제159회 사채의 금리는 각각 연 3.5%, 2.85%였다. 2017년 조달한 151-2호와 155호에 비해 최소 0.8~2.56%포인트 낮다. 최소 500억원 단위에서 시작하는 사모채의 특성을 고려하면 4억원에서 13억원의 이자비용이 줄어드는 셈이다.
SK건설의 채권내재등급은 지난해 BBB+로 한 단계 하락했다. 통상적인 채권 발행에 필요한 신용평가사 유효등급인 A-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다. 채권내재등급은 사모채 등 발행 시 통용되는 등급으로 NICE C&I 등 채권평가사가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가 사항을 바탕으로 채권 발행·유통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해 산출한다.
다만 채권평가사 관계자는 “실제 발행 금리 수준은 채권평가사가 공시한 금리를 바탕으로 여타 기업의 조달 계획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한 뒤 증권사 등 유통사들이 자체 평가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채권평가 업계는 발행 당시 잔존만기에 따른 SK건설의 사모채 금리를 ▲2년물 2.48% ▲3년물 2.719% ▲5년물 3.478% 수준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SK건설은 사모채 발행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K건설이 보유 중인 사모채 액면총액은 제151-1회부터 159회까지 7760억원이다.
이중 지난해 차환으로 상환을 마친 사모채를 제외하면 약 6220억원이 남는다. 올해 중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사모채는 상반기 1060억원, 하반기 2200억원(8월 700억원, 9월 1500억원) 등 3260억원이다. 이는 장기차입금(878억원)의 약 7배 규모다.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모채도 새로운 사모채로 차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현재의 사모채 의존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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