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LG전자, 휴대폰 영업권 가치 '0원'
네이밍 전략 새 판짜기 앞두고 400억 규모 무형자산 손상 처리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LG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정립해 고객들과의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겠다." (지난 12일, 마창민 LG전자 MC상품전략그룹장)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LG전자 스마트폰(MC)사업본부가 절치부심 자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음달 출시할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부터 제품명에서 'G', 'V' 등 시리즈 알파벳을 과감하게 뗀다. 각각 8년, 5년의 명백을 이어온 이름이지만, 두 시리즈간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과감하게 마케팅 전략 전면 수정이란 결정을 내렸다. 과거 인기를 모았던 초콜릿폰, 프라다폰처럼 제품을 특징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개별 브랜드를 적용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5월 론칭 예정인 제품부터 이러한 전략 아래 마케팅을 강화한다. 새 제품의 네이밍은 볼수록 만지고 싶고, 쥐어보고 싶다는 의미를 담은 'LG벨벳'으로 확정됐다. 


LG전자의 새로운 도전은 작년 말부터 준비돼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간 줄곧 300억원으로 책정해왔던 MC사업본부 영업권 가치도 '0원'으로 손상처리했다. 영업권 외에도 오랜 영업적자 속 묵혀왔던 117억원 규모의 유·무형 자산들도 함께 장부상 손실로 반영한 것으로 확인된다. 절차탁마(切磋琢磨) 자세로 다시 한 번 달려보이겠다는 게 LG폰의 각오다. 


◆ MC 단일사업부 5년 누적 영업손실 3조7717억


5월 출시를 앞둔 'LG벨벳' 랜더링 이미지.


사실 업계는 물론 LG전자 내부에서도 진작부터 MC사업본부에 대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왔다. 작년 4분기까지 이미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벌써 5년째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왔던 셈이다. 2015년부터 5년간 MC 단일 사업본부의 누적 영업손실만해도 3조77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영업손실 지속은 곧 시장에서의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실제 세계시장 점유율(금액 기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도 2014년 4.3%에서 2019년 1.3%로 3%p 하락했다. 애플, 삼성 등 경쟁사들의 프리미엄 시장 입지는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한편 저렴한 가격과 향상된 제품 경쟁력을 갖춘 중국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LG전자가 설 자리는 점차 좁아졌다. 


LG전자도 단단히 작심한듯하다. 작년 4분기 MC사업본부의 시장 가치를 평가한 영업권을 비롯한 산업재산권, 개발비 등 400억4100만원 규모의 무형자산을 회계장부상 손상처리했다. 영업손실 누적과 향후 판매부진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주요사업부문별 영업권 내역에서 MC사업본부 이름이 빠진 점이 눈에 띈다. LG전자가 부문별 영업권을 공시하기 시작한 2010년 이래 MC사업본부의 이름이 제외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 실적악화에도 10년간 300억 규모 영업권 유지


영업권이란 순자산가치 외에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 장부에 잡히지 않는 무형자산을 일컫는 개념으로, 가게 등을 넘길 때 받는 권리금과 유사한 의미로 쓰인다. 손상처리 시점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정할 수 있는데, 지난 10년간 LG전자는 MC사업본부 영업권을 줄곧 298억9400만원으로 산정해오다가 작년 말 주요 영업권 내역에서 제외시켰다. 


사업보고서 '무형자산 변동 항목'에서 영업권을 포함한 400억원 규모의 무형자산을 손상처리했다고 적시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MC사업본부 영업권은 '0원' 처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같은 기간 163억1400만원 규모의 유형자산도 손상처리된 것을 감안하면 작년 말 해당 사업부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평시대비 크게 확대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영업권 손상차손 등은 현금 지출이 없는 장부상 감액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이익과 현금흐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없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 네이밍 전환 등 새로운 도전을 위해 부담요소를 털고 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영업권 내역에서 MC사업본부가 빠지게 된 이유는 예상손익이 감소하면서 영업권을 포함한 무형자산을 손상 처리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나올 'LG 벨벳' 등 신제품을 통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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