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제약, 오너 가족간 증여 취소···왜?
가족간 이해 충돌부터 주가상승 등 '이유 분분'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0일 10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코스피 상장사 이연제약은 오너 일가간 증여를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 3월26일 발표했던 오너 가족들의 증여 및 수증 취소를 공시했다. 


이연제약은 창업주 유성락 전 회장이 2014년 별세한 뒤 부인 정순옥 회장과 장남 유용환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부임해 기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장인(정석환)이 경영하던 이연합성약품공업에 입사해 오늘날의 이연제약을 만들었고, 1981년 장인으로부터 지분 등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지난 3월 말 유 사장의 외할머니인 92세 이애숙 여사는 딸 정 회장과 외손자 유 사장에게 각각 50만4000주와 96만5000주를 증여키로 했다. 정 회장의 여동생 정순희 씨는 유 사장의 친동생이자 그에게는 질녀인 정민 씨에게 이연제약 주식 75만5000주를 물려주기로 했다.


증여 공시일 이연제약 주가는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금융 위기 영향을 받아 상당히 부진한 상태였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19일 72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회복세를 보여 공시일인 3월26일엔 8870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그 날 기준으로 정 회장이 증여받을 주식의 평가액은 약 45억원, 유 사장은 약 86억원, 유정민 씨는 약 67억원이었다.


1만3000원에서 오르내리던 주가가 일시적으로 확 떨어진 시점에서 증여 공시가 나오자, 주주들 사이에선 "오너 일가가 주가 하락으로 증여세를 아낄 수 있는 시점에 증여를 결정했다"는 곱잖은 시선을 보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증여세를 매기는 기준주가를 증여(기산)일 이전과 이후 각 2개월간 거래일별 종가의 평균으로 계산한다. 3월26일 전후 한 달간 이연제약의 주가가 7000원~1만1000원을 오갔기 때문에 증여세 절감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두 달 보름 가량이 흐른 지난 9일 이애숙 여사와 정순희 씨는 갑작스레 증여를 없던 일로 되돌렸다. 


이와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회자되고 있다. 


우선, 증여자 혹은 수증자의 마음이 바뀌었을 수 있다. 단순 변심일 수도 있고, 가족간 이해 다툼 속에서 취소로 결론이 도출됐을 수도 있다. 수증자들이 당장 낼 고액의 수십억원의 증여세가 없기 때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증여 당시 불거졌던 '오너 일가 사익 추구'에 따른 비판을 줄이려는 도덕적인 이유로 취소했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시장에선 좀 더 긍정적인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이연제약이 코로나19 치료 물질 확보를 발표하는 등 향후 잠재적 호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증여세가 늘더라도 주가 상승분이 더 커질 것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뜻이다.


이애숙 여사나 정순희 씨가 증여 대신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다팔 확률도 있다. 내부 분쟁이 없다면 오너 일가 5명의 지분율은 유 사장 보유분 31.73%를 비롯해 총 64.60%로 안정적이다. 굳이 가족들끼리 증여하기보다는 경영권에 문제 없는 선에서 내다 파는 방법도 있다. 


1955년 이연합성연구소를 모태로 출범한 이연제약은 한 때 전통과 실력을 갖춘 우량 제약사로 꼽혔다. 회사가 코로나19 치료 물질 확보와 이달 내 기업설명회(IR) 등으로 재도약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이뤄진 증여 취소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하게 됐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이번 증여 취소 공시에 대해 "(오너가)개인 일이기 때문에 답변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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