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각광 받고 있는 국내 진단키트가 수출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어 한국산 진단키트 수요도 꾸준할 전망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17일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지에 총 3000만달러(약 363억원)에 대한 진단키트 수출 주문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지난해 진단키트 부문 연간 매출액 10배가 넘는 수치"라고 밝혔다.

녹십자엠에스는 지난달 항체진단키트 2종에 이어 최근 분자진단키트 1종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았다. 이미 지난 16일 공시한 1725만달러(약 209억원)를 포함, 총 3000만달러 규모의 공급확약서(LOA)와 수출공급계약(SA)을 접수했다. 회사 측은 "첫 선적은 이달 내 개시하고, 추가 주문도 논의되고 있어 하반기 수출이 더욱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녹십자엠에스는 내달 POCT 분자진단키트 1종에 대한 추가 수출 허가도 마무리, 총 4종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POCT 진단키트는 휴대용 장비를 이용해 진료 현장에서 곧바로 검체를 검사하고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는 키트다.

씨티씨바이오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대열에 합류했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남미에 132억원에 해당하는 진단키트를 수출한다고 공시했다.

씨티씨바이오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양대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와 씨알리스의 제네릭(복제품) 물질 특허를 모두 갖고 있는 회사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작에도 박차를 가한 끝에 하루 10만 키트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 측은 다음달부턴 20만 키트까지 하루 제작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내 굴지 바이오기업 셀트리온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기업 비비비, 휴마스와 협업 관계를 구축, 출시 및 수출을 눈 앞에 뒀다. 비비비와는 20분 내 결과 확인이 가능한 POCT 공동 개발을 완료했다. 휴마스와는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 및 미국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RDT)를 셀트리온 브랜드로 이달 중 수출한다.

이에 앞서 진단키트의 대명사 씨젠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1000만 테스트 규모의 공급 요청을 받아 브라질로 지속 수출하고 있다고 지난 달 밝힌 적이 있다.

국내 진단키트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씨젠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확실한 인기를 확보한 상태다. 코로나19를 먼저 겪으면서 진단키트 기술을 조기에 확보했고, 중국 등 해외 업체들과의 품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가 현지 한국 교민을 전세기에 실어 인천공항으로 보내고, 같은 비행기에 진단키트를 배송해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많았다.

최근 남미와 동유럽, 중동 등 의료기기 발전이 더딘 곳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함에 따라 이들 나라가 한국산 진단키트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바이오 선두 주자부터 벤처기업까지 앞다퉈 수출 전선에 나서면서 K-바이오의 진단키트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진단키트 시장이 점점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나, 코로나 가을 유행 예측이 속속 나오고 있어 시장 규모가 얼마나 커질 지 단정짓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가치가 여전히 크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