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
제주항공 "왜곡 중단하고 선행조건 이행하라"
계약 해지 가능성 재차 강조…셧다운·구조조정 강요 의혹 거듭 해명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7일 15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실왜곡을 멈추고, 선결조건을 이행해라. 미해결 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인수·합병(M&A)이 무산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동시에 최근 불거진 이스타항공 셧다운(운항중단)과 구조조정 강요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했다.


제주항공은 7일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이란 입장자료를 내고 피인수자인 이스타항공을 향해 선결조건 미이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해당 기간 안에 해소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은 여전히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라며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됐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고, 계약 체결 뒤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행조건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인수자 입장에서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이달 15일) 안에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문제 등 선행조건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조건은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조업료와 운영비 등 연체한 각종 미지급금 등 약 1000억원 안팎 규모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리스사와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항공기 임차에 따른 채무와 책임에 상응하는 금액을 보증하는 계약을 맺었다. 보증금액은 약 3100만달러(한화 약 378억원)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타이이스타젯은 지난 2017년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과 타이캐피탈이 합작·설립했다. 제주항공 측은 "주식매매계약서에 타이이스타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보증관계 해소,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방지 등의 선행조건들이 규정돼 있는데, 아직까지 이러한 선행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은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 외 각종 연체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연초부터 리스비와 관리비 등 매달 100억원대의 고정비도 연체되고 있고, 임직원에게 미지급한 체불임금도 약 250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녀들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39.6%)을 헌납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체불임금을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타항공 측은 지난달 말 서울 강서구 방화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을 이스타항공에 헌납함에 따라 이스타항공이 매각차익을 챙겨서 체불임금을 해결하는데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이스타항공 측은 해당 규모가 약 410억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설정돼 있어 이스타 측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가 없다"라며 "게다가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트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약 80억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식매매계약서상 제주항공이 체불임금을 부담한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며 "체불임금은 근로기준법상 경영자의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불법행위 사안으로, 당연히 이스타 경영진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해결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처음으로 동반부실 우려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이 선행조건 이행을 지체하는 동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항공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됐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모든 항공기 운항이 멈춘 '셧다운' 상황인 가운데 올해 1분기 약 4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운항을 중단한 기간도 60일을 초과해 항공운항증명(AOC) 효력도 정지됐다. 현장 점검 등 안전검사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해당 효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아직 관련 절차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항공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투자은행(IB)업계 안팎에서는 제주항공도 여유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인수까지 겹쳐 유동성 리스크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2% 감소한 1810억원, 영업손실 47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제주항공의 현금·현금성자산은 약 680억원, 현금화 가능한 단기금융자산까지 포함시 약 1000억원인데, 2분기 고정비만 약 635억원에 달해 보유 현금 여력은 다소 미비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도 딜(Deal)이 진척돼야 가능하다. 당초 정부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조건으로 약 17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었다. 추가 지원은 딜 진척 여부를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딜 진행 상황을 보면서 추가 지원 여부를 고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떠안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제주항공 측은 "주식매매계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제기한 이스타항공 셧다운과 구조조정 지시, 경영개입 의혹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간 협의를 통해 이뤄진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라며 "이스타항공 노조 측이 공개한 자료들은 이미 이스타항공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전 작성해뒀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지난 6일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경영진 회의록과 경영진간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각 직군의 희망퇴직 규모와 보상액, 기재 축소, 셧다운과 희망퇴직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6일 오후 늦게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자료의 시점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전이며, 이스타항공이 자체적인 경영판단에 따라 일정 기간에 걸쳐 준비해왔던 구조조정 계획안"이라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에 자금관리인을 파견해 경영에 일일이 간섭했다는 의혹도 해명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주식매매계약서에는 지난해 말 이뤄진 이스타항공에 대한 100억원 자금 대여와 관련해 제주항공의 자금관리자를 파견하고, 이스타항공은 일정 규모 이상 자금 집행에 대해 파견된 자금관리자의 동의를 받아야한다고 규정돼 있다"라며 "제주항공은 이에 따라 자금관리자를 파견해 정해진 업무를 수행한 것일 뿐, 경영에 간섭한 사실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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