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하반기 실수요 가격협상 '분수령'
상반기 철강 원가와 판가 사이 괴리 확대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0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국내 철강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번에도 유의미한 이익 개선에 실패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더해 생산원가 부담을 실수요향(向) 판매단가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철강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회복은 실수요향 판매단가 인상 성공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 2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분기 적자를 낸 건 지난 2000년 분기별 실적 공시가 시행된 이후 처음이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 9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두 기업의 영업이익률도 포스코는 -1.8%, 현대제철은 0.2%에 각각 그쳤다. 한때 두 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하며 국내 철강기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이익을 내왔던 기업들이기에 시장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철강기업들의 실적 추락은 연초부터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생산과 판매 위축과 함께 실수요향 가격협상 실패가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특히 올 상반기 철광석 등 철강 주원료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제품단가에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철강기업들은 원가부담을 홀로 떠안았다.


국내 철강 공급경로를 보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대형 실수요기업 대상 직거래가 70% 전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판매대리점(Steel Service Center), 유통업체를 경유하여 소형 실수요자에게 공급된다. 결국 대형 실수요기업과의 가격협상이 철강 실적의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연초부터 자동차용, 조선용 등 실수요향 철강재 가격 인상을 적극 추진했다. 지난해 원가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내부 실적이 악화된 것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도 실수요향 가격 인상은 무위로 돌아갔다. 자동차강판은 동결에 그쳤고, 조선용 후판은 심지어 톤당 3만원 전후의 가격 인하로 협상이 마무리됐다. 올 상반기 국제 철광석 가격이 톤당 100달러를 웃돌면서 생산원가 부담은 크게 늘었지만 사실상 제품가격 반영은 전무했다.


남은 하반기 역시 실수요향 가격 인상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수주가 급감한 자동차와 조선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철강기업들의 제품가격 인상 의지가 관철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는 '배수의 진'을 치고 조선향 강판, 자동차향 강판 가격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의지가 시장에 얼마나 녹아들 수 있을지에 따라 올 한해 실적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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