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자회사 일감 900억 더 따냈다
적자전환, 업황 악화에도 IT 인프라 투자 확대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지주회사인 ㈜SK의 사업부문(이하 SK C&C)이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영향으로 그룹 실적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자회사와 거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정유‧화학 부문 기업들이 SK C&C를 통해 IT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 C&C는 주요 계열사에 용역‧상품을 제공한 대가로 498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4117억원)보다 866억원, 약 21% 늘어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4%다.


▲2019년 상반기, 2020년 상반기 SK(주)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 참고


SK C&C는 SK㈜의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SK C&C는 석유화학·ICT·반도체 계열사 전반에 걸쳐 시스템을 구축(SI)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상반기 코로나 19 사태로 국내외 업황이 악화되면서 SK그룹 계열사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7301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들이 IT 인프라 구축 등 설비투자를 늦춘 영향이다. 다만 일부 계열사가 발주를 늘리면서 SK C&C의 영업이익은 1조960억원으로 15.6%(2022억원) 감소한 데 그쳤다.


SK C&C는 경쟁 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통해 주요 계열사 내부거래의 97.7%에 달하는 4870억원의 거래를 따냈다. 전년 동기(97.4%)보다 0.03% 포인트 증가하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현금 거래 비중은 3395억원으로 69.7%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12.1%포인트 늘었다. 어음 거래는 11.7%포인트 줄어든 42.4%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8.8% 늘어난 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의 수주규모는 19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8억원 가량 늘면서 계열사 거래 규모를 끌어 올렸다. SK하이닉스는 ▲IT 통합 유지보수 사업 ▲정보시스템 운영 사업 ▲표준 시스템 개선 사업 등을 SK C&C에 맡겼다. 계약의 99.7%가 수의계약을 통해 진행됐으며, 결제는 전액 어음으로 진행됐다.


SK하이닉스가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주력 사업 분야인 반도체 설비 투자를 감축한 가운데, IT 시스템 구축을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일본발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인한 업황 악화로 보수적인 설비투자에 나섰다. 상반기 반도체 기계장치‧설비 투자규모는 전년 동기(7조1320억원)보다 2조4960억원(30%) 줄어든 4조63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코로나 19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정유‧화학 부문 계열사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SK에너지‧SK종합화학‧SK인천석유화학의 총 영업손실은 2조27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조9218억원 악화됐다. 감소 규모만 454.5%에 달한다.  석유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달 28일 SK그룹 분석보고서를 통해 주력 사업인 정유·화학 부문 등의 부진으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김승범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인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의 등급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에는 정유·화학 부문의 실적 부진이 그룹 전체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며 "이에 그룹 전반의 재무 지표까지 저하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에도 이들 기업은 컴퓨터 시스템 통합 자문·관리 등 인프라 구축을 대폭 확대하면서 SK C&C 매출에 기여했다. SK C&C가 이들 기업으로부터 따낸 수주 규모는 5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5억원)보다 99.5%(274억원) 늘었다.


수주 규모를 가장 많이 늘린 곳은 SK인천석유화학이다. 영업이익이 6073억원(714.7%) 가량 내려 앉아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에서도, 206억원 상당의 일감을 모회사에 맡겼다. 전년 동기대비(31억원) 175억원 늘어난 규모다.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결제했으며, 99.9%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다.


SK에너지도 코로나19 후폭풍을 제대로 맞으며 역대급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손실 1조62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2억원)보다 1조8708억원 악화됐다. 감소규모는 무려 772.4%에 이른다. 이 가운데 SK C&C가  SK에너지로부터 따낸 계약 규모는 25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79억원)보다 71억원(39.7%) 증가했다.


SK종합화학은 93억원 규모의 IT 인프라 구축을 맡겼다. 지난해 상반기 65억원보다 28억원(42.5%) 가량 증가한 규모다. 반면 SK종합화학의 영업손실은 4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449억원(114.4%)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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