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아름 기자] '메디힐' 마스크팩 생산업체로 잘 알려진 화장품 OEM·ODM 기업 이시스코스메틱이 보건용 마스크 시장에 뛰어든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마스크 수요가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자사 마스크 필터가 차별화된 성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회사의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시스코스메틱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보건용 마스크 사업이 실적에 큰 보탬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슈가 불거진 직후 우후죽순 보건용 마스크 사업에 뛰어들면서 해당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까닭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시스코스메틱이 지난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건용마스크·수술용마스크·비말 차단용 마스크에 대한 제조 허가 인증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이시스코스메틱은 우선적으로 국내에 보건용 마스크(KF94, KF80)와 비말 차단용 마스크(KF AD)를 출시하고, 빠른 시일 내 미국과 유럽 등지로 거래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시스코스메틱 측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현재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득한 상태며, 유럽은 내년 상반기께 인증절차가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시스코스메틱이 마스크팩에 이어 보건용 마스크 시장까지 진출하게 된 이유는 신성장 동력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실적만 봐도 지난해 매출액은 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96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더불어 사업이 원활치 않다 보니 총차입금도 369억원으로 같은 기간 107억원이나 불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력인 화장품 OEM·ODM 외 실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을 찾게 됐고,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제조판매한 경험과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게 됐다.

이시스코스메틱 관계자도 "코로나19와 별개로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위생용품을 생산판매한 경험이 있기에 해당 분야에 진출하게 됐다"며 "국내의 경우 유통사와 보건용 마스크 판매계약을 맺기 위해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며, 해외서도 잇따라 판매인증을 받고 있는 만큼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시스코스메틱은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업계에선 보건용 마스크 시장에 뛰어든 것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반응 일색이다. 코로나19가 불거진 후 수많은 신규 플레이어들이 보건용 마스크 시장에 뛰어들면서 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스크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적마스크가 나온 뒤 보건용 마스크 가격이 온라인에선 5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도 너무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수익성 또한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시스코스메틱 측은 국내 시장이 아닌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 시장에 뛰어든 만큼 업계의 전망과 달리 성장할 수 있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 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은 맞지만 고급 필터가 들어간 마스크는 일부에 불가한 만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 판매에 집중하는 사업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 보건용 마스크 시장이 포화상태인 것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