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에프앤에프(F&F) 중국법인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중국 내 MLB 매장을 확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증권업계는 F&F 차이나(중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액이 3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사상 최대 매출이자 전년(745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한다. 이 같은 성과는 4분기에 마진이 높은 겨울철 의류 판매가 늘어난 데다 광군제 효과로 인해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면서 온·오프라인에서 고른 성장세가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매장 수가 늘어난 것도 외형 성장을 도왔다. F&F의 주력 브랜드인 MLB 매장 수는 2020년 말 75개에 불과했지만 2021년부터 빠르게 증가했다. 1분기 100개를 넘어섰고 3분기에는 380개를 돌파했다. 아울러 4분기에는 500개 수준에 도달, F&F가 지난해 목표로 제시했던 중국 매장수(250개)의 2배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다.

F&F는 2019년 MLB 중국 판권을 획득한 뒤 중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전까지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았으나 MLB 판권을 획득하면서 F&F 차이나의 실적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매출액은 2019년 119억원에서 2020년 745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마이너스(-) 12억원에서 33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F&F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 덕분으로 분석된다. 당초 F&F는 면세 채널을 중심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해당 채널이 막히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지 오프라인 채널 강화에 집중, 직영점 대신 대리점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현지 리스크를 줄였다.

중국 시장에서 MLB 인기도 한몫 했다. 한국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MLB 모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의류와 신발까지 브랜드 인기가 이어지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뉴욕 양키스 로고인 'NY'를 모노그램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은 화려한 패턴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최근에는 메타버스 패션 브랜드인 '수프라'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는 F&F의 성장세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현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중국 매장수는 800개까지 증가할 것으로 계획돼 있다"면서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연간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89% 증가한 726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도 "올해 연결 매출에서 MLB와 MLB KIDS의 중국향 매출 (중국법인+면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57%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공격적인 해외 확장 전략 등에 기반해 탁월한 실적 모멘텀을 이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F&F를 비롯한 패션업계에선 최대 매출 전망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F&F가 중국 사업을 본격화한지 얼마 안 된 상황이라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중국에서 잘 나가던 한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현지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