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현대카드(대표 정태영)가 새로운 사외이사에 대만 푸본그룹 측 인물을 선임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해 현대카드의 주주로 진입한 푸본그룹이 기업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첫 여성 사외이사는 선임하지 않았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결의된 총 2명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이들 후보자는 이달 개최 예정인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우선 현대카드는 대만 국적의 더글러스 짜이(Douglas Tsai) 푸본 파이낸셜 홀딩스 부사장(Assistant Vice President)을 새롭게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더글러스 짜이 부사장은 1990년생으로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제학(학사), 펜실베니아대 경영학(학사)을 졸업했다. 2017년 8월부터 이듬해인 2018년 8월까지 웨이민보험에이전시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했으며, 2020년 7월부터 현재까지 푸본 파이낸셜 홀딩스 부사장을 맡고 있다.

더글러스 짜이 부사장은 최근 사임한 정익수 사외이사의 빈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PE)의 한국 부대표인 정익수 사외이사는 임기만료를 1년 이상 남기고 지난달 18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8월 어피너티PE가 보유하던 현대카드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중도 사임한 것으로 보인다.

더글러스 짜이 부사장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멤버로 진입함에 따라 대만 푸본그룹은 향후 현대카드의 기업 경영 전반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대만 푸본그룹은 지난해 어피너티PE가 매각한 현대카드 지분 24% 가운데 20%를 가져갔다. 푸본생명과 타이페이 푸본상업은행이 함께 자금을 댔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는 조성표 경북대학교 교수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조성표 교수는 1958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학사)을 졸업하고, KAIST 경영과학(석사), 연세대 경영학(박사)를 수료했다. 지난 1986년 3월부터 경북대학교 교수로 재직중이며,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한국회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반면 관심을 모았던 첫 여성 사외이사는 선임하지 않았다. 최근 카드업계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여성 사외이사 추천이 줄을 잇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적용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사들은 이사회에 1명 이상의 여성을 포함해야 하면서다.

실제로 신한카드가 이달 주총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키로 했고, 하나카드도 사외이사 4명 중 2명을 여성 사외이사로 채우기로 했다. 현대카드 역시 상장사는 아니지만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ESG 경영 등의 흐름에 맞춰 선제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에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여성의 경영 참여에 관심이 높은 만큼,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선임과는 별개로 현대카드는 기존에도 여성 임원 선임 비중이 높은 편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