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LG전자가 의료기기·지적재산권·블록체인 등의 신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LG전자는 24일 제2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해 사업 목적에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LG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 및 기존 사업의 변동 사항 반영을 위해 정관에 회사의 목적사항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7월 휴대폰 사업을 철수했고 지난달에는 기업간거래(B2B)로 운영하던 태양광 패널 사업을 종료했다.

◆ 헬스케어에서 의료기기로 시장 확대

LG전자는 헬스케어기기에서 의료기기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탈모치료기인 '프라엘 메디헤어'와 피부관리기 '프라엘 인텐시브 멀티케어' 등 헬스케어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디지털엑스레이검출기(DXD)를 공개하며 의료기기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올해초에는 가정용 통증완화 의료기기 'LG메디페인'을 출시하며 병원용에서 가정용으로 제품군 확대를 예고했다.

최근에는 미국 원격의료기업 '암웰'과 비대면 가상진료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암웰은 2006년 설립돼 현재 2000개 의료기관이 이용하는 미국 최대의 의료 시스템을 통해 원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LG는 2020년 그룹 기업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2400억원 규모의 펀딩에 암웰 투자자로 참여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지난해 8월 비대면 진료 서비스 제공기업인 '비바이노베이션'에 5억을 투자했다. 앞서 2020년에는 의료기기 개발기업 '레메디'에 16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병원용 엑스레이(X-ray) 솔루션 사업과 관련한 전략적 협력을 맺으며 의료기기 시장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 NFT로 블록체인 시장 진출…공격 투자로 신사업 발굴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밝혔다.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관 변경 승인 안건 상정 과정에서 "블록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블록체인 전문 인력 영입에 힘쓰는 등 시장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 함께 블록체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자사 스마트TV에 클립 드롭스의 디지털 아트 NFT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드롭스 갤러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 주총에서 LG전자는 자사 스마트TV에 NFT 플랫폼 등을 탑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관 변경을 통해 추가된 신사업 외에도 LG전자는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

LG전자는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VA코퍼레이션(20억원) ▲남성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이디더블유오(2억원) ▲미국 스마트홈 솔루션 업체 스마트랜드(28억원) ▲북미 세탁 서비스 플랫폼 기업 린스(70억원)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소나투스(40억원) ▲디지털 패션 솔루션 기업 인머테리얼리티(11억원) 등에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이스라엘의 전장 보안 업체 사이벨럼을 1565억원에 인수해 전장사업 다각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 승인을 포함해 재무제표승인, 이사선임, 감사위원회 선임, 이사 보수한도 등 총 5개의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1주당 배당금은 보통주 850원, 우선주 900원으로 결정됐으며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90억원으로 정해졌다.

또한 사외이사에는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재선임하고 류충렬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회계학 부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류 부교수는 한국회계기준원 공시개선 전문위원회 위원장과 예금보험공사 자문위원, 한국공정거래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부사장)는 "사업구조 고도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고객가치 경영을 전사 전략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사업 모델 확충과 사업 방식 강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이루고, 신사업 기반 기술 등으로 미래를 준비해 기업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