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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의 삼바 지분, 지배구조 개편 '키' 주목
백승룡 기자
2022.05.03 10:30:19
④지배구조 취약점 '삼성생명-삼성전자' 약한 고리 해결해야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2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을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작년 고(故) 이건희 회장의 상속을 매듭지으며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단단한 승계구도를 완성했다. 하지만 현재 이 부회장은 과거 국정농단 뇌물공여 의혹,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등에 발목이 잡히며 가석방 상태로 기나긴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러한 오너리스크를 잠재우기 위해 준법경영 실천과 향후 4세 승계를 포기한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추진 등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배구조 변화 윤곽은 잡히지 않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삼성그룹이 직면한 지배구조 쟁점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팍스넷뉴스 백승룡 기자] '1.63%'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말 기준 보유한 지분율이다. 이 부회장의 일가와 임원, 삼성 주요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지분율은 21.14% 수준에 그친다. 특히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직접 지배하지 못하고 삼성물산·삼성생명을 통해 간접 소유하는 구조는 삼성 지배구조의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힌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미완' 상태다.


◆ 국회 보험업법 개정안, 지배구조 연결고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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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에 대한 낮은 지배력은 각종 법령 개정 등 외부변수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20년 발의된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위해 특정 기업이나 그 계열사의 주식·채권 등 보유액을 총 자산의 3%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취득 당시의 원가를 기준으로 두고 있다. 발의된 개정안은 3%를 계산하는 기준을 '취득 당시의 원가'에서 '현재 시가'로 변경할 것을 명시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대량 매각해야 하는 사태로 이어진다. 삼성생명의 개별기준 자산 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310조원으로, 자산의 3%는 9조3000억원 규모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5억815만7148주(지분율 8.51%)로 약 35조원 수준. 약 25조원 가량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였던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2%대로 뚝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도 현재 21.14%에서 15% 안팎으로 낮아지게 된다. '오너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지배력 약화를 막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대규모 지분 매입에 나서야만 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파장이 워낙 커질 것을 우려해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발의 이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당 개정안은 소관위 계류 중이다. 쉽사리 논의가 재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 측에서는 일단 당면한 리스크를 덜어낸 셈이다. 다만 현재의 지배구조로는 언제라도 오너일가에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올해 출범한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주요 과제로 지배구조 개선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 지주회사 전환 검토, 순환출자 해소…지배구조 재편 일단락


그룹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을 누구보다 크게 느낄 삼성은 이미 한 차례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최대주주였던 제일모직을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합병, 승계를 안착시킨 이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였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거쳐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했다. 당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그러나 이듬해 4월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전면 철회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 삼성 지주사 설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삼성은 지주회사 전환을 철회하면서 4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해 철회 결정에 대한 결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후 삼성은 2018년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 404만주 전량 매각 ▲삼성전기·삼성화재의 삼성물산 지분 각각 500만주, 261만7297주 매각 등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대해 신규로 형성되는 순환출자만 금지하고 있어 기존 순환출자 구조는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악재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일단 삼성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고 삼성물산을 사실상 지주회사 위치에 올려놓으면서 지배구조 작업이 일단락됐지만, 보험업법 개정안 등 언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르는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지배구조를 어떻게든 개편하고 싶어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 관건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핵심 자금줄 맡나


결국 남은 과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해소로 귀결된다. 보험업법 개정안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삼성에 (삼성생명과 관련한) 그 문제를 지적해왔다"며 "자발적인 개선 노력을 계속 환기시켰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기적으로 정부의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삼성도 지배구조 개편을 마냥 미뤄둘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 흡수하는 방향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경우 삼성물산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인적분할은 기존 법인의 주주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 가져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용이한 기업분할 방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물산을 인적분할해 삼성생명을 거느리는 금융지주, 삼성전자를 거느리는 사업지주로 나누면 각각의 독립된 지주회사 체제가 형성된다"며 "이 경우 오너 일가가 동일한 지분으로 각 지주회사를 나눠 소유할 뿐, 법인은 분리되기 때문에 지주회사 체제에서 요구되는 금산분리 요건도 충족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소요되는 자금은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매각이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3.44%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60조원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25조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80조원 수준으로 높아지게 되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35조원에 달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과 맞먹게 된다.


다만 보험업법 개정안 논의가 사그러들면서 삼성 입장에서도 급한 불이 꺼진 상태라 단기간에 급진적인 지배구조 개편은 없을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 측에서도 여러가지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검토하겠지만, 시간과 자금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당분간 상속세 납부를 위한 오너 일가의 지분 매각 등 소규모 지배구조 변화 수준에서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지배구조(왼쪽)와 삼성물산의 인적분할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 지배구조 변화.(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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