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공개(IPO) 입찰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신호 한투증권 IB1 본부장을 위시한 실무진의 업무 경험·네트워크를 앞세워 카카오모빌리티 등 대형 IPO 주관업무를 잇따라 따내고 있다. 한투증권이 최근 부진했던 IPO 주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카카오모빌리티 IPO 주관사로 선정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네비게이션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5465억원, 순이익은 271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57.55%를 보유한 카카오다.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15조~20조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에는 JP모건과 함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IPO의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오딘:발할라 라이징'을 출시한 국내 게임사로 카카오게임즈가 지분 51.95%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는 3조~4조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한투증권의 연이은 대형 IPO 입찰을 두고 IB 실무진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투증권의 IPO업무를 담당하는 IB1본부는 최 본부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삼성생명·삼성SDS·한화시스템 등 대기업 계열사 상장업무를 맡으며 경력을 쌓아왔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게임사 IPO 주관 경험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증권은 지난 2017년 '검은사막' 개발사 펄어비스의 IPO를 대표 주관한 바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삼성증권과 카카오게임즈 IPO를 공동 대표 주관, 일반 공모청약에서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공모흥행을 이끌었다. 두 기업 모두 최 본부장이 IPO 실무 총괄을 맡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IB 실무진들이 회사에 직접 방문하면서 신뢰 구축에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또한 한투증권이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주주사로 참여하는 등 모회사 카카오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입찰 경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실무진들의 풍부한 업무 경험, 네트워크가 한국투자증권의 입찰 경쟁에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업계는 한투증권이 최근 부진했던 IPO 주관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한다. 팍스넷뉴스의 2022년 1분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올해 1분기 IPO 대표주관 실적 889억원을 거두며 4위를 기록했다. IPO 대표 주관 건수는 6건으로 증권사 중 가장 많았으나 공모 규모가 1000억원 미만 딜이 많아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명에너지·보로노이 등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에 도전하던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철회한 점이 뼈아팠다. 두 기업 모두 기업가치 고평가 등 논란이 이어지며 기관 수요예측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만 대명에너지는 지난 4일 일반 공모청약 일정을 마무리하며 증시 입성 재도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날 기준 10건의 IPO 주관을 앞두고 있어 추가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투증권이 지난 수년간 쌓은 네트워크, 주관 경험으로 대형 IPO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알짜 IPO의 공모일정도 앞둔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