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티증권은 현재 유가증권 상장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와 비상장회사인 메디트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김석봉 전무가, 메디트는 민재윤 전무가 각각 맡아 전담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것은 지난 5월이다. 매각 대상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가 소유 중인 지분 53.3%다. 전일 종가 기준 일진머티리얼즈 시가총액은 약 3조원대다. 허 대표가 가진 지분가치 및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가는 약 2조원대로 예상된다. 씨티증권은 지난 13일 일진머티리얼즈 숏리스트를 선정하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메디트 매각 주관은 이달 초 맡았다.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한 메디트 지분 100% 및 경영권이다. 최근 메디트는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3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약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진행한 예비 입찰에는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미국계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탈, 캐나다 대체투자 운용사인 브룩필드자산운용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동박 생산 업체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13%에 달한다. 동박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핵심소재다.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의 몸값도 오르는 중이다. 이에 일진머티리얼즈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2019년 매출 5502억원, 2020년 매출 5369억원을 기록하는 등 5000억원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6888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메디트의 실적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2019년 721억원이던 매출은 2020년 831억원으로 상승하더니, 지난해에는 19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메디트는 구강용 스캐너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KKR, 칼라일 등 글로벌 PEF 운용사들과 동종 업계 기업인 스트라우만, 엔비스타그룹 등이다. KKR과 칼라일의 경우는 유니슨캐피탈이 메디트를 인수한 2019년 당시 경쟁 후보였다.

씨티증권 관계자는 "2019년 메디트 매각을 주관한 경험이 있고 그 후로도 조언을 계속하며 관계를 이어왔다"며 "주관사 자리를 놓고 경쟁은 있었지만 회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하우스로 평가받아 선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우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소액주주 등 이해관계가 복잡해 자문을 맡게 된 배경 등을 설명하기엔 다소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씨티증권이 총 6조원에 이르는 매각딜을 주관하게 되면서 하반기 주관 실적 또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팍스넷뉴스 2022년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씨티증권은 M&A 금융 자문 부문에서 8위(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1위는 모건스탠리로 약 7조원의 주관 실적을 냈다. 씨티증권은 최근 5년간 리그테이블에서 5~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씨티증권의 하반기 주관 실적 약진이 눈에 띈다"며 "M&A 매각 부문에서 반기에 6조원대를 기록하는 것은 업계 1~2위에 해당할 수 있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