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회장의 주식 증여 배경에는 주가부진이 꼽히고 있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지난 24일 종가는 양사의 최근 1년간 최고점 대비 각각 60.7%, 64.5% 하락했다. 구 회장 입장에선 단순 매각을 할 경우 손에 쥘 이익이 크지 않은 반면 증여세를 고려할 경우에는 현 시점이 주식을 장남에게 넘기기는 데 적기인 셈이다.

양사 소액주주들은 구 회장의 결정이 주가 상승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구자신 회장이 주식 활용법이 일견 주주친화적으로 바뀌면서 지지부진했던 주가가 반등할 여지도 생겨서다.

구 회장은 이번 증여 전까지는 보유 주식을 매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6월과 11월에는 쿠쿠홀딩스 주식 15만주와 75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했고 동일 시점에 쿠쿠홈시스 주식 120만주도 시장에 내놨다. 이에 대해 양사 주주들은 오너일가의 보유주식 매각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 모두 일평균 거래량이 3만여주에 그치는 만큼 블록딜로 인한 주가하락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실제 쿠쿠홀딩스의 경우 구 회장이 75만주 매각 사실을 알린 지난해 11월 4일 2만50원이었던 주가는 1개월 후 1만8550원으로 7.5%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구 회장이 60만주를 정리한 쿠쿠홈시스 주가도 3만9850원에서 3만8000원으로 4.6% 하락했다.

반대로 이번 증여는 블록딜에 대한 우려 해소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5일 오전 기준 쿠쿠홈시스 주가는 전일(2만9500원)대비 12% 가까이 올랐고 쿠쿠홀딩스 주가도 5% 상승했다. 양사 거래량 또한 전일보다 배 이상 커지는 등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의 주가 반등이 지속될 지도 관심사로 꼽고 있다. 블록딜 가능성이 낮아진 건 긍정적이지만 오너일가의 증여세를 고려하면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단 반응도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증여로 쿠쿠 오너일가가 납부해야 할 증여세는 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4일 구자신 회장과 장남 간 증여 외에 차남인 구본진 제니스 대표도 오너 3세 구경모씨에게 쿠쿠홀딩스와 쿠쿠홈시스 보유 주식(456억원)을 넘긴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들의 결정세액은 현재 주가와 큰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 상속 및 증여세법상 주식자산 이전에 대한 세금은 증여가 결정된 시점 앞뒤 두 달 간의 평균 주가로 산출된다. 10월 24일 전까지 쿠쿠홀딩스, 쿠쿠홈시스의 주가가 현재보다 떨어진다면 이들의 세부담도 줄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