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지우 기자] 롭스 철수로 H&B(헬스앤뷰티) 시장을 떠났던 롯데쇼핑이 '롭스 플러스'로 해당 분야 경쟁력 제고에 다시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롯데마트에 '샵인샵' 형태로 입점하는 만큼 원스톱 쇼핑 구현에 따른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어 과거와 달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반면 시장은 롭스 플러스의 경쟁력에 대해 반신반의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CJ올리브영이 H&B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기업들도 해당 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 중이고, 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어든 만큼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단 이유에서다.

롯데쇼핑의 H&B 사업을 담당하던 롭스는 지난해 말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2013년 서울 홍대에 1호점을 오픈한 뒤 공격적 투자로 한때 100호점까지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로드샵과 마찬가지로 H&B 전문매장 역시 온라인 채널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고, 결국 롭스는 물론, 2위 사업자였던 랄라블라(GS리테일)도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GS리테일과 달리 롯데쇼핑은 H&B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서 재진출을 추진해 왔단 점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롭스 매장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해당 사업부를 롯데마트에 편입시켰다. 이후 롭스 플러스로 사명을 전환했고, 롯데마트에 샵인샵 형태로 입점시키고 있다. 이 덕분에 롭스 플러스는 작년 4월 전남 여수에 1호점 오픈한 지 불과 8개월여 만에 매장수를 12개로 늘릴 수 있었다. 

롯데쇼핑이 샵인샵 형태로 H&B 사업에 재진출하게 된 이유는 기존 롭스의 경우 임대료도 감당하지 못할 만큼 지지부진한 실적을 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쇼핑이 사업부 조정을 단행하기 직전인 2020년 실적만 봐도 롭스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부문의 매출액은 598억원으로 전년 대비 53.5% 급감했고, 영업손실은 266억원으로 같은 기간 37.8%(73억원)나 확대됐다.

다시 말해 롭스 자체 경쟁력도 희석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H&B 업계의 독보적 1위 기업인 CJ올리브영은 물론 해당 사업 강화에 나선 이커머스 등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판단해 고정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샵인샵 형태로 변화를 꾀하게 된 셈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롭스 플러스가 롯데마트 내 입점하는 만큼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기존 H&B 스토어에선 각 카테고리 별로 한정된 상품만을 취급하지만 롯데마트에 다양한 상품군이 존재하는 만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CJ올리브영에 더해 이커머스 기업과도 경쟁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쇼핑 채널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넘어간 터라 할인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줄었다. 이렇다 보니 롯데쇼핑이 롭스 플러스 전환으로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선 롭스보다 나겠지만, 발생하는 매출 자체는 뻥튀기 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H&B 시장 진출로 사실상 경계가 흐려졌다"며 "많이 알려진 CJ올리브영과도 시장점유율을 놓고 싸워야 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기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롯데쇼핑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게 시장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에 샵인샵 형태의 롭스 플러스를 선보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