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CJ대한통운 건설부문이 지난해 연간 잠정실적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지난해 금리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시장환경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타 건설사와 달리 주택사업이 없는 점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 건설부문은 지난해 잠정실적 기준 연매출 6773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매출 5978억원 대비 13%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13억원에서 4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2021년 1.9%에서 지난해 2.4%로 소폭 늘었다.
다만 CJ대한통운 전체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다. 2021년 건설부문 매출은 전체의 5.3%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잠정집계 결과는 5.5%로 거의 유사했다. CJ대한통운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이전까지 5%를 상회했다. 2020년 6.2%, 2019년 7.1%였다.
매출도 코로나 시즌을 거치며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아니지만 2019년 7396억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매출액은 2020년(6726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31일 CJ대한통운의 회사채 평가 보고서를 통해 건설부문이 계열 및 단순도급공사 위주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공사대금 회수위험이 낮다는 의미다.
또한 과거 외형 성장을 견인했던 대규모 계열공사 관련 수주 잔액 소진과 코로나19로 인한 민간수주 지연 등으로 2020년 이후 외형이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2022년 9월말 기준 민간수주 잔액을 확대하면서 향후 일정 수준의 수익창출력 유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규수주한 주요 사업장을 살펴보면 ▲동화약품 사옥 재건축(430억원) ▲삼성전자의 평택 고덕 폐수처리장 3단계 신축공사(1328억원) ▲마포구 서교동 복합시설 신축공사 등에서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초 취임한 민영학 대표도 첫 성적표에서 우선 체면을 지켰다. 회사가 코로나 시즌에 접어들면서 실적하락 추세였지만, 지휘봉을 잡은 첫해 의미있는 반등을 이끌어 냈다. 민 대표는 단순히 많은 양의 일감을 소화하기보다는 질적 향상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이에 경험이 일천한 주택사업은 과감히 버리고 경쟁력을 높게 평가받는 시설공사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구축했다. 일반 건축시장 영역에 집중해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 지난해 먹힌 셈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인건비 상승과 건설경기 위축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실적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라며 "일반 건축시장의 성과와 엔데믹 후 리조트 사업의 회복세가 특히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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