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오너 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가 사업구조 개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회사를 매각하거나 합병하는 한편, 우주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나서면서다. 시장에선 김 대표가 3세 경영체제 강화와 함께 매출 1조원 달성을 가속화하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두현 보령 각자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갖춘 사업구조 구축을 통해 2026년까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조기 달성하겠다"며 "올해를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 기업'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한해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포부는 보령의 호실적 기조와 맞물려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만 매출액 7605억원, 영업이익 566억원을 기록하며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매출 6500억원, 영업이익 56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주력인 항암제 사업은 물론 일반의약품 사업 등 전 사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결과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보령이 최근 사업구조 개편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단 점이다. 보령은 지난해 말 자회사 리큐온과의 합병을 완료했다. 리큐온은 보령이 항암신약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2021년 12월 설립한 항암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다. 이번 합병은 리큐온 설립 당시부터 '독립'에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김정균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보령바이오파마 등 자회사 매각도 추진 중이다. 몸값만 최소 6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보령바이오파마가 매각되면 김 대표의 그룹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가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으로 받게 될 자금을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지분 매입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서다. 이렇다 보니 보령의 사업 개편 자체가 3세 경영체제 전환에 맞춘 행보라는 해석도 시장서 일각서 나오고 있다.

실제 김 대표는 2019년 말 보령홀딩스 대표, 지난해 보령 대표에도 이름을 올리며 경영 승계 행보를 본격화했다. 마지막 단추는 지배력 강화다. 보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야하지만, 현 최대주주는 김은선 전 보령홀딩스 회장(44.93%)며 김 대표는 22.6%를 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보령은 김정균 대표체제로 전환하면서 LBA 전략 확대와 위탁생산(CMO)사업 등 포트폴리오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우주정거장(ISS) 기업인 액시옴 스페이스에 5000만달러(한화 약 649억원)를 투자하면서 우주헬스케어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대표가 장 대표와 손잡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개편 역시 3세 경영체제에 맞춘 사업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보령은 이러한 관측에 대해 김정균 대표와 무관한 결정이란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큐온에서 항암신약으로 개발중인 후보물질 BR101801의 1a상 임상 결과가 좋았고,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 희귀의약품 지정 등 순항 중인 상황"이라며 "자회사를 통한 개발보다 보령 중심으로 직접 투자 및 연구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하에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령바이오파마의 경우 외부기관과 협의해 (보령바이오파마와 관련) 제대로 된 좋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해오다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