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잠잠했던 교보증권의 기업공개(IPO) 사업이 기지개를 피고 있다. 코스닥 이전상장 주관사를 맡은 토마토시스템이 상장예비심사(예심) 통과에 성공하면서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외 IPO 시장에서 뚜렷한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던 교보증권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이 이전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은 토마토시스템은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예심)를 통과했다. 총 공모(예정)주식수는 90만3000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3300~1만7100원을 제시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690억~888억원이다. 회사는 상반기 이전상장을 목표로 공모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토마토시스템은 지난 2000년 설립된 회사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 솔루션 개발플랫폼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엑스빌더6(eXBuilder6)'를 앞세워 정부 부처와 금융사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2021년 매출 228억원을 기록, 코넥스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에도 교보증권이 상장 주관업무를 수행했다.

토마토시스템이 코스닥 이전상장에 바짝 다가서면서 교보증권도 IPO 사업 분위기 전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0년 위세아이텍 IPO 대표주관 이후 추가 실적을 쌓지 못했다. 경쟁사를 압도할 트랙 레코드를 쌓지 못해온 데다 대형증권사로의 딜(Deal)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교보증권은 2021년 일부 부서 통폐합 등 조직개편과 함께 NH투자증권 출신 오세민 상무를 주식발행시장(ECM)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IPO 주관실적은 쌓지 못했으나 스팩 합병·상장으로 실무진의 경험을 쌓았다. 업계에서는 올해로 조직개편 3년 차에 접어든 만큼,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후속 주자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3월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탈로스와 IPO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먼저 코넥스에 상장한 탈로스는 우수 기업에 이전상장 자격 요건을 완화해주는 신속 이전상장 제도(패스트트랙)를 활용해 올해 코스닥 이전상장에 도전한다.

IPO 시장에 지형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한화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이 각각 10년, 3년 만에 IPO 주관에 성공하는 등 중소형 증권사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 IPO 부진이 이어지면서 알짜기업 발굴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스팩·코넥스 상장 실적 다수를 보유한 교보증권에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이 IPO 주관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매년 1~2건의 스팩 합병에 성공하며 시장 네트워크를 넓혀왔다"며 "그간 실무진 경험도 꾸준하게 쌓은 데다 이전상장 2건을 예고하는 등 사업 분위기도 나쁘지 않아 올해 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