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원화 약세···주식시장 영향은?


[김경훈 기자]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던 '강달러' 현상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2분기 부진한 실적이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 약세가 수출 개선을 이끌어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올해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연초 대비 4.3% 하향 조정됐는데, 이는 미국발 불확실성에 더해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올해 2분기 코스피 영업이익은 52조원, 순이익은 37조원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삼성전자를 필두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원화 약세가 올해 2분기 실적 상향 조정에 기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수출 의존적 기업들이 다수인 한국 시장에서 원화 가치 하락은 수출 개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2011년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2015~2016년 글로벌 공급 과잉 및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과 같은 경기 침체 위험이 고조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였던 경우를 제외하면 원화 약세는 시차를 두고 실적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호조를 띠는 데다 한국의 월별 수출금액도 과거 레벨 상단을 뛰어넘은 500억 달러를 유지 중이어서 최근 원화 약세는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리딩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현재의 원·달러 환율 수준은 점차 국내 기업과 수출에 우호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환율이 1100원 수준으로 오르면서 원화 환산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 증가율에서 벗어나거나 마이너스 증가율이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 줄었으나 지난 5월엔 13.2%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이상 활황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와 이상 불황을 보이고 있는 선박을 제외하면 4월과 5월 모두 5.3%, 12.1% 증가했다.


다만 G2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원화 가치 하락이 증시 반등을 이끌 동력으로 작용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중 갈등은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국가의 관세 보복을 불러 일으키면서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국내 수출기업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나 미·중 무역 분쟁의 파급효과가 실물 경기로 전이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어렵다”며 “트럼프 보호 무역 정책이 현실화함에 따라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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